거시
요약
□ | 본 연구는 환율변화가 수출가격에 전가(exchange rate pass-through)되는 정도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과 환율 간 관계에서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것임. |
- 외환위기로 인해 급등했던 환율이 그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경기는 호조를 나타내는 상황이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환율 민감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
- 실제로 외환위기 전후를 비교한 실증분석에서도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의 유의성이 과거에 비해 감소하였다는 결과가 도출되기도 함.
□ | 다양한 실증분석 결과들은 외환위기 이후에 수출기업들이 달러표시 수출가격에 환율변화를 전가하는 정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 |
- 수출물가와 환율의 분산 및 공분산을 살펴본 결과, 달러표시 수출물가 상승률과 환율변화 간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작아진 것으로 나타남.
- 환율전가율을 추정한 회귀분석 결과들도 수출물가에 대한 환율전가율이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
- 이는 최근 수출기업들이 달러표시 수출가격보다는 원화표시 수출가격을 조정함으로써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수출가격이 환율변화에 시차를 두고 반응함을 가정한 모형과 국제유가 및 원/엔 환율을 설명변수로 추가한 모형의 분석결과들도 대체로 유사한 결과를 도출
□ | 수출가격에 대한 환율전가율이 외환위기를 전후로 하락한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 |
- 첫째, 환율제도 변경으로 미래의 환율변화에 대한 수출기업의 기대가 형성되는 모습이 달라짐에 따라 환율전가율이 낮아질 수 있음.
- 둘째, 수출물가지수의 가중치가 큰 일부 품목에서 환율전가율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전체 수출물가에 대한 환율전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
- 셋째, 국제상품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수출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저하될 경우 환율변화를 수출가격에 전가하는 정도가 하락할 수 있음.
- 넷째, 환율전가율 하락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일 가능성
- 자유변동환율제도 도입 이후 환율변동폭이 확대됨에 따라 환율변화를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졌을 것임.
- 1980년대에 비해서는 최근의 품목별 환율전가율이 대부분 하락하였으나, 1990년대 전반에 비해서는 대체로 가중치가 높은 품목들에서 크게 하락
- 품목별로 환율전가율을 추정한 결과,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품목에서 환율전가율이 낮게 추정되어 시장경쟁 등의 요인이 환율전가율 하락의 중요한 요인일 가능성을 시사
- 일본의 환율전가율을 같은 방식으로 추정한 결과, 일본에서도 수출가격에 대한 환율전가율의 하락을 경험한 것을 발견
□ | 이러한 결과들은 최근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마크업(markup) 조정을 통해 환율변화의 영향을 흡수하는 정도가 강화된 것이 경제 전반적으로 수출의 환율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하였음을 시사 |
-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높이기보다 원화표시 수출가격을 낮춤으로써 환율변동에 대응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 단, 본 연구가 환율과 수출가격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감안하여 향후 수출가격과 수출물량 간의 관계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임.
저자

이항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