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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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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루 국채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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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에서 가계부채의 선제적 관리에 나설 만큼
우리나라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증가세를 지속해 왔는데요.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자산 불평등'은
지난 10년간 뚜렷히 증가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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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가계부채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청년들의 영끌 내 집 마련?
대출 이자? 아마 많은 분이 공통으로 떠올릴 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라는 사실일 텐데요.

오랜 기간 증가세를 지속해 온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25년 1분기 기준, GDP의 90.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한편,

부채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해 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면 부채가 증가하며 금리도 오르죠.
그런데 부채가 증가하면서 금리가 떨어졌다는 건,
반대로 자금 공급이 더 많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금은 ‘누가’ 공급하는 걸까요?
누군가가 빚을 지려면 반드시 빌려줄 상대가 있어야 하죠.
다시 말해, 한 가계의 부채 증가, 그 이면에는
다른 가계의 자산 축적 확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저자 인터뷰)
기존 연구들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자산 불평등 확대’에 주목해 왔습니다. 자산이 많은 가계는 저축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자산이 적은 가계는 이를 차입하면서 가계부채 증가한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소득이나 자산 불평등이 크게 확대되지 않았음에도 가계부채가 증가해 왔습니다. 이는 불평등 외의 ‘다른 요인’에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 ‘다른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국가별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잔여수명이 증가할수록 상승하고,
노년부양비가 증가할수록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기대수명은 빠르게 증가해 왔지만,
퇴직연령은 정체되어 있어 길어진 노후에 대비해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더 많이 축적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어요.
실제로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순자산이 증가했고요.

특히 연령대별로 자산을 축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하는데요. 잔여 수명이 짧고 이미 주택을 보유한 중고령층은
금융자산 위주로 자산을 축적합니다.
50대 이상에서 순금융자산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걸 볼 수 있죠.

반면에 잔여 수명이 긴 청장년층은 주택 구입을 위해 대규모 초기 자금을 차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상환하면서 실물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적합니다. 이 때문에 청년층 위주로 부채가 증가해 왔고요.

즉, 기대수명이 늘면서 중고령층은 자금을 공급하고, 청장년층은 그 자금을 빌려
주택 위주로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발생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실증분석 결과, 기대수명이 1세 증가할 때,
가계부채는 4.6%p 증가하는데요.
반면에, 청장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층 인구가 증가할수록 가계부채는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은퇴한 고령층이 증가할 경우 경제 전반의 자금공급 여력은 감소하고 청년층 인구의 감소로 차입 수요도 줄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데요.

이에 따라 지난 20년간 주요 요인이 가계부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 33.8%p 중 기대수명 증가가 28.6%p,
인구구성 변화가 4%p를 설명했습니다. 자산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와 금융건전성 규제 강화는 영향이 크지 않았고요.

결국, 가계부채 증가가 구조적인 인구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늘어가기만 하던 가계부채,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가계부채는 수년 내에 정점을 지나 점차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입니다.
2070년까지 기대수명이 6.4세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비율을 일부 높이는 반면, 인구구성 변화는 오히려 가계부채를 더 크게 낮춰 결과적으로 2070년에는 가계부채 비율이 현재보다 약 27.6%p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 인터뷰)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자산축적이 연령대별로 상이하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증가해 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 도입 등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는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자산 축적에 대한 유인을 낮추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 인터뷰)
또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가계부채는 수년 내에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기 때문에 단순히 총량 중심으로 관리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차주의 상환능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입니다. 특히 DSR 규제의 예외조항을 점진적으로 줄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하고, 정책금융도 과도하게 공급되지 않도록 보증요율과 보증비율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듯 가계부채의 중장기 추세에는 기대수명을 비롯한 인구구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요. 이처럼, 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주목해 금융정책뿐만 아니라 비금융 정책과의 연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가계부채 비율의 추세적 상승은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자산 축적 동기의 강화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길어진 퇴직 후 여생에 대비하여 고령층은 금융자산을 축적하고, 청장년층은 고령층이 공급한 자금을 차입해 주택 위주로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증가해 왔다. 그러나 향후 가계부채 비율은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와 인구 고령화 심화로 수년 내에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단기적 관점에서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금융정책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 비금융 정책과의 연계가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Ⅰ. 문제의 제기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여타 주요국에 비해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가계부채 규모는 통계의 정의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국가 간 비교에 자주 쓰이는 국제금융협회(IIF) 통계 기준으로 2025년 1/4분기 말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3%에 육박한다. 이는 스위스(125.8%), 호주(112.0%),캐나다(100.4%), 네덜란드(91.9%)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에 해당한다.

거시경제를 장기적인 성장 추세와 이를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등락하는 경기변동으로 나누어 살펴보듯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장기적인 추세와 이를 중심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신용 사이클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1). 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시계열의 특징은 IMF 외환위기 직후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990년대 후반부터 뚜렷한 등락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경기변동과 이에 따른 통화/재정 정책 기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큰 등락 없이 추세적으로 상승해 온 것은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일시적인 요인(경기변동적인 요인)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장기적인 상승세와 함께 주목할 점은, 부채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금리는 최근 2년 남짓한 기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해왔다는 점이다(그림 2).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여 년간 추세적 상승을 지속해 왔으며, 이는 가계부채 증가가 경기순환이 아닌 구조적 요인에 기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거래량과 가격이 결정될 때, 수요의 증가세가 강하면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상승한다. 그러나 공급의 증가세가 강하면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게 된다. 이는 자금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금의 수요(차입 수요)가 증가하면 균형에서 부채가 증가하며 금리(가격)도 함께 상승하지만, 반대로 저축의 증가로 자금 공급이 확대되면 부채가 늘어나는 와중에 금리는 오히려 하락한다(그림 3).

따라서 가계는 물론 기업과 정부의 부채가 모두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금리 하락세가 지속된 것은, 지난 20여 년간 자금 수요보다 자금 공급의 증가세가 더 크게 작용했음을 의미한다.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금리가 하락한 현상은, 자금 수요보다 자금 공급이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누군가의 부채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산이다. 즉, 한 경제주체가 빚을 지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를 유보하고 자금을 빌려줄 상대가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가계부채 추세적 증가의 이면에는 가계의 자산 축적 확대가 존재한다. 경제환경의 변화로 가계의 자산 축적 동기가 강화되어 자금 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면, 경제 전체의 부채 수준이 증가하더라도 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자금 공급 증가세(자산 축적 동기)의 강화를 초래한 주요 요인으로 기대수명의 증가를 지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리 하락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장기간 동반된 현상의 구조적 배경을 설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대수명 증가가 가계부채의 추세적 증가와 금리의 추세적 하락이 동반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Ⅱ. 가계부채 추세의 결정 요인에 대한 이론적 고찰

가계부채가 장기간 증가한 원인에 대한 선행연구는 주로 소득이나 순자산의 불평등에 주목해 왔다. Mian et al.(2021)은 순자산이 많은 가계일수록 한계소비성향(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 MPC)이 낮아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면 高자산 가계는 소득 중 더 많은 부분을 저축하며 자금을 공급하고, 低자산 가계는 이를 차입하면서 가계부채가 증가한다고 분석하였다. 이 분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의 사례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을 포함한 여러 주요국에서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이 크게 확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사실은, 불평등 외의 구조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0년간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이 확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채가 추세적으로 늘어난 현실은 불평등 이외에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4]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잔여수명(기대수명 – 중위나이) 및 노년부양비와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가)에 따르면 잔여수명이 길수록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잔여수명은 기대수명이 증가하거나 중위나이가 낮으면 상승한다. 반면, (나)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 대비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3) 두 관계 모두 가계부채를 가처분소득 대비로 살펴보아도 그 양상이 뚜렷하게 유지된다(부도 1 참조).

이는 기대수명 증가와 연령대별 인구구성의 변화 등 인구구조와 관련된 요인들이 가계부채의 중장기 추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주목한 가계 간 불평등뿐만 아니라 기대수명 증가 및 연령대별 인구구성의 변화 등의 요인이 가계부채의 중장기 추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가계부채 추이를 전망한다.

먼저, 기대수명의 증가는 가계의 자산 축적 동기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연령대별로 상이한 자산 축적 과정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야기한다. 가계는 생애주기에 따라 소득이 변화하더라도 전 생애에 걸쳐 일정한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려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생애 주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정체된 상태에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길어진 노후에 대비해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 중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더 많이 축적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은퇴한 고령층 역시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오래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화된다.

가계부채 비율은 잔여수명이 증가할수록 상승하고, 노년부양비가 증가할수록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는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 증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대수명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퇴직연령이 정체되어 퇴직 후 여생이 길어지면서, 자산 축적 동기가 강화되었다.

1980년대부터 이어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 상승세는 2000년대에도 지속되어 연평균 0.4세씩 증가하였는데, 이는 OECD 평균 증가 속도(0.2세)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반면, 생애 주 직장에서의 퇴직연령은 정체되어(그림 5), 퇴직 후 여생은 꾸준히 길어지고 있다. 이는 가계의 자산 축적 동기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연령대별 순자산을 산정하고, 2014년 대비 2024년의 경상 GDP 비율로 2024년 수치를 정규화하여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순자산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된다(그림 6).

가계부채의 증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산 축적 동기의 강화뿐 아니라 가계 간 이질성(heterogeneity)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거시경제 환경에서도 일부 가계는 자금을 공급하고, 다른 가계는 이를 차입해야만 부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특히 연령대별 이질성에 주목한다. 기대수명 증가로 자산 축적 동기가 강화되더라도, 연령에 따라 축적하는 자산의 구성(portfolio)은 상이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가계의 자산은 금융자산과 실물(주택)자산으로 나뉘는데, 금융자산은 거래가 간편하고 비용이 낮은 반면, 주택자산은 거래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고령층은 주택 보유 비율이 높고, 청장년층은 상대적으로 낮다.

중고령층은 금융자산 위주로 자산을 축적하며 자금을 공급하고, 청장년층은 주택자산 위주로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며 부채가 발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잔여수명이 짧고 이미 주택을 보유한 중고령층은 거래비용이 큰 주택자산보다는 금융자산 위주로 자산을 추가 축적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금융자산의 수요를 높이고 자금 공급의 확대를 야기하여, 결과적으로 금리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잔여수명이 긴 청장년층은 주택을 장기 보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거래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장기간 주거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대규모 초기 자금을 차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상환하며 실물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적한다. 즉, 가계부채는 청장년층이 중고령층이 공급한 자금을 차입하여 주택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주택 구매는 내구재 소비의 성격을 가지지만, 노년기에 유동화하여 소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저축에 해당한다.

[그림 7]은 가구주 연령대별 순금융자산을 보여준다. 순금융자산은 금융자산에서 부채4)를 뺀 값으로, 순자산에서 실물자산을 제외한 개념이다. 기대수명 증가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순자산이 증가한 것과 달리, 순금융자산은 45세 미만에서 감소하고 50세 이상 고령층에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고령층은 금융자산 위주로, 청장년층은 부채를 활용해 주택자산 중심으로 자산을 축적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청장년층의 일인당 부채는 증가한 반면, 고령층의 일인당 부채는 감소하였다.

즉,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자산 축적 방식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청장년층은 고령층이 공급한 금융자산을 차입해 주택자산을 취득하므로 부채 증가는 주로 청장년층에서 나타난다. 실제로 2013년과 2023년의 전 국민 부채 자료를 비교해 보면, 청장년층의 일인당 실질 부채는 증가한 반면, 고령층의 실질 부채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8).

한편, 기대수명 증가와 별개로 경제 내 연령대별 인구구성의 변화도 가계부채의 추세적 증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계의 차입 및 저축 결정은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소득 변화 속에서, 주거 서비스 소비를 포함한 소비 수준을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가계의 소득은 청년기 때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여 점차 증가하고, 대체로 50대 중반 무렵 정점을 이룬 뒤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소득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소비 수준을 유지하려는 가계는 주로 30~40대에 차입을 통해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소비하고, 이후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부채를 점차 상환하며 노후에 대비한다.

연령대별 인구구성의 변화 또한 가계부채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가계의 생애주기에 따른 행동은 연령대별로 경제 내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의 역할이 달라짐을 시사한다. 50대 이상의 중고령층은 자금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청장년층은 자금 수요자, 즉 차입자의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이에 따라, 연령대별 인구구성의 변화에 따라 거시적 차원의 저축과 차입 수요도 함께 변동한다. 예컨대 인구의 중심이 30~40대 청장년층에 집중될 경우 차입 수요가 확대되며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저출생이 지속되어 인구의 다수가 60~70대 고령층으로 구성될 경우, 자금 수요는 축소되고 가계부채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주로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청년층이 감소하고 축적한 자산을 소모하며 소비 생활을 영위하는 고령층이 증가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감소할 수 있다.

Ⅲ. 가계부채 추세의 결정 요인에 대한 실증분석

본 절에서는 통계청 KOSIS,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Eurostat, OECD Data Explorer, UN, World Inequality Database, 그리고 IMF 금융건전성 규제 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앞 절에서 논의한 이론들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분석을 위해 OECD 및 EU 가입국을 중심으로, 기대수명과 함께 5세 간격으로 세분화한 인구구성 비율 정보를 포함한 35개국5)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였다.6) 연령대별 인구구조 변화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령대별 인구 비중의 영향을 2차 함수 형태로 회귀모형에 포함함으로써, 생애주기에 따른 저축 및 차입 행태 - 즉, 청장년층은 주로 자금 수요자로, 고령층은 자금 공급자로 작용한다는 구조적 특성 - 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Mian et al.(2021)이 제시한 바와 같이 순자산 불균형의 확대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각국의 순자산 기준 지니계수를 포함한 패널 자료를 활용하였다. 아울러, 가계부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건전성 규제 변화 역시 주요 통제변수로 포함하였으며, 분석에는 국가 고정효과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코로나19 위기 더미변수를 모두 포함한 고정효과 모형을 사용하였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주요 변수들(인구 밀집도, 1인당 실질 GDP 증가율, 소비자 물가상승률, 시간 추세 변수(time trend) 등)도 포함하여 강건성 검증을 시행하였고, 해당 변수들의 포함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변수들의 결과가 강건함을 확인하였다.

<표 1>은 위에서 설명한 제반 변수가 경상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이다. 분석 결과, 기대수명의 증가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유의미하게 상승시키는 반면, 청장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 기대수명이 1세 증가할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 율은 약 4.6%p 증가하며, 청장년층 인구(25~44세) 비중이 1%p 감소하고 고령층 인구(65세 이상) 비중이 1%p 증가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1.8%p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9). 또한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자산 불평등을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 역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순자산 지니계수가 표준편차 기준으로 한 단위 확대될 경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4%p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대수명이 1세 증가할 때 약 4.6%p 증가하는 반면, 청장년층 인구(25~44세) 비중이 1%p 감소하고 고령층 인구(65세 이상) 비중이 1%p 증가하면 약 1.8%p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의 추정 결과를 토대로 주요 설명변수들의 변화가 지난 20년간 가계부채 추세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2003~23년에 걸친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33.8%p) 중 28.6%p는 기대수명 증가에 의해, 4.0%p는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에 의해 설명된다. 이는 주로 해당 기간 동안 기대수명이 6.2세(77.3세 → 83.5세) 증가한 데 따른 결과이다. 반면, 순자산 지니계수나 금융건전성 규제 강화 등 다른 요인들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추세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나타났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지난 20년간 소폭(표준편차 0.26단위) 증가하여 가계부채 비율을 1.0%p 높이는 데 그쳤으며, 금융건전성 규제는 상당폭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2.3%p 낮추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의 상당 부분이 구조적인 인구 요인에 기인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예상되는 기대수명 및 인구구성의 변화를 반영하여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흐름을 전망해 보면, 수년 내에 정점을 통과하며 추세적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11). 이는 기대수명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신규 부채 수요가 집중되는 청년층의 비중은 감소하고, 축적된 자산을 소모하며 소비를 유지하는 고령층의 비중은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이다.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2070년까지 6.4세(84.5세 → 90.9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약 29.5%p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같은 기간 고령화의 심화에 따른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는 가계부채 비율을 약 57.1%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구조적인 인구 요인의 변화는 2070년에 가계부채 비율을 현재보다 약 27.6%p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 결과, 지난 20년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의 대부분은 기대수명 증가로 설명된다.
한편, 가계부채 비율은 수년 내에 정점을 통과하며 추세적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Ⅳ.결론 및 시사점

주요국에 비해 급속하게 증가한 기대수명은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축적 동기를 크게 강화해 왔다.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중고령층은 금융자산을 축적하고, 청장년층은 이들이 공급한 자금을 차입해 주택 위주로 자산을 축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자산 축적 동기의 강화와 연령대별 포트폴리오의 이질성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속적인 저출생으로 인해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대수명이 정체된 상태에서 고령층 비중이 증가할 경우 경제 전반의 자금 공급 여력은 축소되고, 청년층 인구 감소로 가계의 자금 수요 역시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가계부채는 점차 감소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또한 수년 내에 가계부채 비율이 정점을 지나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한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자산 축적 동기의 강화와 연령별 자산 축적 포트폴리오의 이질성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여러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먼저, 본 연구는 금융정책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자산 불평등 해소 등 다양한 비금융정책 역시 가계부채 추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속된 기대수명 증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생애 주 직장에서의 재직기간은 정체되어 있어 근로자들이 퇴직 후 소득이 낮고 불안정한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가계의 자산 축적 동기를 강화하고, 연령대별 이질적인 자산 축적 방식과 맞물려 가계부채의 확대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요셉(2024)은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임금구조가 중장년층의 정규직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따라서 직무 · 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 도입은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뿐 아니 라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기대수명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가계부채 비율은 감소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임의의 총량 목표를 설정해 이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의 가계부채 정책이 불필요한 마찰과 높은 조정비용을 초래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분석에 따르면, 가계부채 비율의 추세는 기대수명 증가와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저축과 차입 행태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금융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일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자금 흐름을 과도하게 제약하기보다는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와 금융기관의 거시건전성 유지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무 · 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 도입은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관련하여, 개별 차주의 채무 불이행 위험과 시스템 리스크를 동시에 완화하기 위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예외 조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제도에서는 DSR이 적용되지 않거나 완화되는 다양한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나 집단대출(중도금 · 이주비 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에 대해서는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거나 규제 비율이 완화되어 있다. 특히 공적 목적이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대출이 실행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예외는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고 유연한 경기 대응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DSR 규제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제도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며, 시장의 위험 판단 기능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유발한다. 따라서 정책 당국은 DSR의 예외 조항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으며, 예외 인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엄격한 상환 능력 평가 기준을 동반하고, 대출 목적 및 상환구조에 따라 리스크 기반 차등 적용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계부채 관리 정책은 임의의 총량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차주의 상환능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DSR 규제의 예외 조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비록 본 연구에서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 역시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의 구조적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될 수 있다. 정책금융은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와 완화된 심사 기준을 통해 민간금융 접근이 어려운 차주에게도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가계부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도한 보증 비율과 이에 비해 낮은 보증료율 등으로 인해 시장 기반의 리스크 평가가 미흡한 환경에서는 비효율적인 부채 확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보증 비율을 조정하고, 보증 위험에 상응하는 적정 보증료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 사회 안전망 측면에서 취약계층에 한해 낮은 보증료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지만, 고보증 · 저보증료 구조가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도록 정책금융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정책금융 공급은 가계부채 증가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보증 비율과 보증료율의 조정 및 정책금융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부록

본고에서는 Higgins(1998)의 방법을 준용하여 기대수명과 연령대별 인구 비중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아래와 같이 모형화하였다.

즉, 이는 회귀계수에 대한 가정을 바탕으로 연령대별 인구 비중을 1~2차 적률(moment)로 축약하여 회귀모형의 설명변수로 포함하는 방법이다.

 
KDI FOCUS 목차
  • Ⅰ. 문제의 제기

    Ⅱ. 가계부채 추세의 결정 요인에 대한 이론적 고찰

    Ⅲ. 가계부채 추세의 결정 요인에 대한 실증분석

    Ⅳ. 결론 및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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