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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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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서중해(徐重海) , 정진하(丁鎭夏) , 이재호(李在鎬) , 윤윤규(尹允逵) , 엄미정, 김종일(金鍾一)
  • 발행일 2004/12/31
  • 시리즈 번호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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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연구의 목적 및 범위

본 연구의 목적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위상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본 보고서는 2003년에 이어 한국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2003년 연구에서는 산업경쟁력 분석에 관한 새로운 종합적인 접근방법을 정립하고자 하였으며 이에 기초하여 주요 경쟁력 구성요소별 및 산업별 경쟁력 분석을 시도하였다. 2차 년도의 연구 결과를 수록한 본 보고서는 전년에 이어 전자, 자동차부품, 기계 및 화학 등 4개 산업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과정에서 특히, 기업에 대한 인터뷰 결과를 활용하여 각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당면한 경쟁력 과제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또한 전년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산업 경쟁력을 주제별로 검토해 보았다.

한편 산업성장 요인과 무역 성과에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하였으며,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혁신 서베이 결과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혁신 능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시도하였다. 우리나라 산업의 기술경쟁력에 관한 종합적인 개관은 전년도에 수행하였으므로, 본 보고서에서는 기술경쟁력을 혁신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다루고자 하였다. 이어서 정보화가 진전되면서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에 있어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B2B 전자상거래 문제를 독립하여 다루었다. B2B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현재 산업경쟁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 및 정보인프라는 산업경쟁력 결정요소로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데,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또한 우리나라 산업의 위상을 다른 나라와 비교함으로써 향후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전초 작업을 시도하였다. 실증분석을 중심으로 생산성 국제비교를 시도하였으며 주요 국가의 경쟁력 현황 및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개관을 모색하였다.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직접 대비시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2. 주요 산업별 경쟁력 분석

가. 전자

한국의 전자산업은 1959년 시작된 이래 45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지금은 한국의 대표산업이 되었다. 수출과 부가가치 생산 측면에서 제조업 내 비중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여러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해가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전자산업은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Digital Convergence'와 'Ubiquitous Networking'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진전됨에 따라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과거의 산업분류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T)이 타 산업 분야로 확산되면서 전자산업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즉 IT제조업과 광의의 전자산업이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IT제조업은 디지털 단말기, 디지털 부품, 통신?방송장비,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컨텐츠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누어지는데, 한국 전자산업의 경우 DTV,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로 디지털 단말기 및 부품 영역에 포함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전자산업의 경쟁력은 타 산업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고 평가된다. 전자산업 각 부문의 성장률 및 총요소생산성(TFP)의 성장기여도는 제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1995년에서 2002년까지의 부가가치 생산 추이를 살펴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3개 부문은 대략 2배 정도의 성장을 시현하였다. 반도체의 경우 1990년대 중(후반이 호경기였기 때문에 동 기간 동안 오히려 부가가치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생산성의 경우, 4개 부문 중 IT기기의 생산성 증가가 가장 두드러지며, 반도체와 전자부분품의 증가율도 높게 나타난다. 전자부분품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기별로 볼 때 부문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생산성 증가의 속도가 빨라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전자산업은 이 기간 중 타 산업에 비해 압도적인 생산성 증가를 시현하였다. 한편 기업규모별로는 종업원 300인 이상인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가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가를 훨씬 상회한다. 즉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관측된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수출률이나 노동생산성 측면에서도 발견된다. RCA지수를 통해 무역성과 추이를 보면,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현시비교우위를 시현하고 있다. 전자산업 전체의 RCA지수는 1992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4개 부문 중에서는 IT기기가 단연 돋보인다. 가전부문은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반도체와 전자부분품은 비교우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반도체의 경우 비메모리 부문에서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며, 전자부분품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기타 전자부품의 수입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경쟁력 결정요인을 추출할 목적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외투기업 등을 포함한 21개 전자기업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기술, 인재, 마케팅, 공급체인관리, 입지 등이 경쟁력 결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었으며, 이 중 특히 기술과 인재가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혔다. 그밖에 디자인, 품질관리 등도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반면 비즈니스서비스, 정부의 역할, 기업의 소유형태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나타났다. 표본수가 많지 않아 결과를 일반화 시키기는 힘들겠지만,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이 전자산업 경쟁력 제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서는 기업들의 시각이 일치하고 있다.

한국 전자산업의 전략과제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국가간 경쟁관계의 관점이다. 한국은 원천기술로 무장한 일본 및 구미 선진국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전자강국을 꿈꾸는 중국 등 신흥공업국들 사이에 끼어 있는(Stuck in the Middle) 형국이다. 중국과 가격경쟁을 한다는 것은 미래지향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 여기서 '고기술.고부가가치 지향'이라는 전략과제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세부 과제는 기술력과 생산성의 조화, R&D 투자의 효율성 제고, 복합제품 및 Mobile 제품의 선출시를 통한 메가트렌드 선도, 선도기업의 저변확대 등이다. 둘째 양극화 또는 불균형성장의 관점이다.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전자부품?소재?제조장비 분야의 경쟁력은 극히 취약하다. 이 문제로부터 '핵심 부품?소재?제조장비의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과제가 도출된다. 세부과제로는, 동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외국 부품?소재기업들의 FDI 유치, 정부 중소기업 정책의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양극화의 골이 너무 깊어 단기적 해법을 찾으려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이다. 즉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FDI 유치에 있어서는 IT소재처럼 일부 대기업이 참여해 있고 비교적 경쟁력 격차가 작은 분야를 우선유치 대상으로 하는 단계별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셋째 기술진보에 대한 대응의 관점이다. BT, NT 등 차세대기술의 발전은 기존 IT와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술융합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보기술을 축으로 하는 현재의 '정보경제' 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3T경제'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차세대 융합기술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전략과제가 추출된다. 차세대 융합기술 개발에 있어 한국기업이 안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BT와 NT 분야에서 선진국 대비 기술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할 때 융합기술 개발에 성공하려면 관련 선진기업들과의 공동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며,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한정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나. 자동차 부품

1960년대 수입부품의 조립에서 시작한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세계 6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하였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완성차업체들은 부품을 공급하는 외부 업체들과 수직적 관계를 형성해왔으며, 중소기업들은 국내 완성차업체나 대규모 부품업체의 하도급업체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발전과정에서 대기업은 완성차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만큼 성장하였으나 소기업들은 완성차업체나 1차 공급업체에 예속되어 수요업체의 품질기준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비용효율적 방법으로 생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했다. 이와 같은 자동차산업의 산업조직은 1990년대 초반 국내 자동차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외환위기 이전에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자동차산업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외연 상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오랜 기간동안 유지되어 왔던 기업간 관계에서 일어났다. 이미 외환위기 이전부터 진행되었던 완성차기업과 부품기업간의 수직적 통합 관계의 변화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더욱 가속되었다. 일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파산 및 외국계 투자자에 의한 인수, 부채비율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조치로 인한 수익성 중시 경향, 글로벌화의 추진 등은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경제 환경 하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방법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첫 번째는 새로운 경제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해나가면서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경우이며, 두 번째는 새로운 추세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임금 국가들과의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소규모 기업들이고, 세 번째 그룹은 글로벌 기업인 외국인 기업의 자회사들이다. 외국인 기업의 등장은 재무구조 건전화, 규모의 경제, 수출 증대, 선진 기술 이전 등의 측면에서 국내 기업의 경영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단순히 외국인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하지 않고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이용할 수 있기 위해 더욱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특히 기업의 기술혁신역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은 연구개발활동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업, 정부, 학계 등 3자의 이해를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동차 생산의 모듈화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인데, 이는 기업간 관계를 수평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게 함으로써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의 정보교환을 원활하게 하고 각각의 단위품목에 대한 수주를 확대하여 규모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복수의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경쟁력있는 부품업체들은 새로운 자동차 모델 개발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고 생산과정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연구개발, 정보수집, 판매 및 구매 등 전 과정에서 혁신역량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부품에 대한 글로벌소싱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가속될 것이며, 국내 부품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역량, 품질, 생산설비, 납기 준수, 효율적 유통구조 등 모든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노력이 필수적이다.

중국과의 경쟁관계의 측면에서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은 현재 중국보다는 한 단계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대기업이 중국으로 공정을 이전하게 되면, 부품업체 역시 중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국내에서의 구인난과 고임금으로 인해 중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향후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통하여 선진 외국기업이나 개발도상국의 신규진입자와 경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들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역량 강화 및 품질개선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감지되고는 있으나 연구개발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소수의 1차 부품공급업체와 대다수 소규모 업체간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인적교류 등을 통해 긴밀히 협조하고 산(학(연 협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다. 일반기계

국내 기계산업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가산업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왔다. 일반기계산업은 2002년 현재 제조업 전체에서 사업체수 2위(1만3천개), 종사자수 3위(25만4천명), 부가가치 5위(14.7조)를 차지할 만큼,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또한 무역수지에 있어서도 그 동안 만성적인 적자상태에 놓여 있었으나 2001년 이후 소폭이나마 흑자 기조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반기계산업의 경쟁력은 미국, 독일, 일본 등에 비해 신제품 개발능력, 핵심부품.소재의 공급능력 등에서 아직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경쟁력의 격차를 가져온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기계산업 자체의 고유한 특성과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정이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계산업은 기업이 생산활동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생산설비 등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모든 산업부문을 말하므로 기본적으로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계는 소위 기술혁신의 실현체(technology embodiment)라 할 만큼 다양한 기초과학지식과 이종기술이 복합되어 설계.생산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기술축적과 전방산업에서의 생산경험이 요구된다. 후발국의 경우 짧은 시간에 이와 같은 다양한 기초과학지식과 기술을 모두 습득하기 어려우므로 기계부문에서 형성된 선진국의 경쟁우위는 장기간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단계에서 한정된 자본의 집중투자를 통해 비교적 단기적 성과가 뚜렷한 최종 수출재를 중심으로 '핵심부품?소재의 수입→가공?조립→판매'로 이어지는 가치연쇄 속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도모해 왔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신제품 및 핵심부품?소재의 기술개발능력을 제고하려는 노력과 유인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고 이에 따라 기술개발능력은 크게 진전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자체적으로 설계도면을 작성하여 제작하는 승인도 업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중견 부품업체의 경우 그동안의 국내 대기업 등에의 납품경험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글로벌 조달체제에 참여하려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구개발 활동에 있어서도 정부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체 자금으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현재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기존의 핵심부품?소재의 수입과 조립.생산에 기반을 둔 범용기계 생산중심에서 기반기술에 바탕을 둔 전문.특수기계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과도기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일반기계산업은 경쟁우위가 확고한 수출기종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 경쟁우위의 영역이 협소하며, 기존의 수출 주력품목에서도 핵심부품 및 소재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핵심부품?소재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자립화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새로운 수출기종의 개발 등을 통해 기계산업을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핵심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는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부품소재전문기업등의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을 제정?시행하여 다양한 지원시책을 내놓고 있으며 또한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기계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지역산업클러스터육성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연구개발사업에의 투자를 확대시키는 동시에 인력양성사업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식?기술의 창출→확산→활용'을 위한 국가 및 지역혁신체제의 구축을 위해 기존의 산업클러스터를 혁신클러스터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만으로 지역 내 산업집적을 조성하고 민간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유발하여 기계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선진국에 비해 혁신지향적 중소기업의 비중과 축적된 기술자산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정부와 업계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내를 가지고 정책과 사업을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핵심부품?소재 등의 국산화에 필요한 핵심 기반기술의 확보를 위한 공동연구개발사업과 수출산업화의 잠재력을 보유한 공동연구개발사업을 엄선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때 이러한 사업의 일차적인 핵심주체는 당연히 업계와 지역의 전문가집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전략품목 및 집중지원 대상기업의 선정에 있어 시행착오의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사항은 업계와 지역전문가들이 장기비전 및 전략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기책임 하에 결정하고, 경험에 의한 집단학습을 통해 자체적으로 수정?보완해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큰 틀에서 중앙정부는 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사전에 제시하고, 그 평가결과를 차기기획에 반영하고, 성과에 따라 지원대상 및 지원규모를 차등화 함으로써 경쟁과 혁신성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이 배양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라. 화학

화학산업은 석유화학, 정밀화학, 플라스틱?합성고무?합성섬유제품 제조업 등 일련의 생산체인으로 밀접히 연결된 다양한 하위산업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들 하위산업들은 제품의 생산구조나 성격, 기술력 및 경쟁력 수준 등에서 차별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석유화학산업의 일부 품목(에틸렌, 합성수지, TPA 등)의 생산능력은 세계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정밀화학산업은 규모가 영세하고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이후 지난 30여 년간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였던 국내 화학산업은 2002년 현재 제조업내 비중은 부가가치 기준으로 14.2%, 수출액은 13.4%, 종사자 수는 11.7%를 점하고 있다. 화학산업의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1998년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증가세를 시현하였으며, 사업체수, 종사자수 및 수출액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감소하였다가 최근 다시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화학산업의 노동생산성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지속적 상승세를 기록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석유화학 기초유분?원료부문, 화장품?치약?비누?세제부문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노동생산성이 감소 또는 정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산업내 부문간 노동생산성 격차가 존재하여 고생산성부문과 저생산성부문이 확연히 구분?혼재되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특징적인 현상으로 관찰되고 있다. 대체로 석유화학산업의 노동생산성이 정밀화학산업 등 가공산업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내에서도 부문간 생산성 격차가 크게 존재하는데, 기초유분?원료부문과 합성고무부문의 생산성이 높은 반면, 합성수지부문의 생산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화학산업에서는 화장품?치약?비누?세제부문, 비료.농약부문과 의약품부문은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나, 염료.안료.유연제부문, 도료.잉크부문은 생산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화학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규모별로 생산성 격차가 확연히 존재하는 양극화현상이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노동생산성이 높게 나타나며, 특히 100인 이상 기업과 100인 미만 소규모업체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 사례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술 및 연구개발을 기업 경쟁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각 기업이 추구하는 기술개발의 성격.내용.수준, 기술획득방식, 대응전략에서는 제품분야별로, 그리고 범용제품과 스페셜티제품간에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기초유분?중간원료 등 상류부문(upstream)이나 범용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합성수지분야 기업들의 경우 제품차별화의 여지가 적은 생산제품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체 기술개발을 통한 신물질?신제품 개발보다는 선진국의 핵심기술을 도입?개량하는 전략에 주로 의존하면서 공정 개선 및 효율화를 통한 생산비용 절감, 그레이드(grade) 다양화나 부산물 활용을 통한 신제품개발 등과 관련된 제한된 영역에서 R&D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들의 경우, 신물질?신제품의 개발을 통한 기술경쟁력보다는 규모의 경제 확보 및 생산공정 개선?효율화를 통한 생산비용 하락 등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보다 중요한 기업경쟁력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용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전통적 석유화학업체와는 달리 LG화학 등 일부 선도적 업체들은 안정적인 그룹내 수직계열화체계를 바탕으로 기존 주력분야 및 신사업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생산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집중적인 R&D 투자를 수행하여 왔다. 이들 선도적인 화학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범용제품의 생산비중을 축소하면서 자체 R&D 강화를 통한 핵심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전자?정보소재 등 스페셜티제품 분야에서 고부가가치.제품다양화 생산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함으로써 선진국 종합화학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사슬로의 이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정밀화학업체들은 기술 및 연구개발을 기업경쟁력 유지.강화를 위한 필수적 요소로 인식하면서 해외 선진기술의 도입.개량과 함께 자체 기술개발 및 국가R&D과제 수행 등 다양한 형태로 신제품개발을 위한 기술개발에 노력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국내 정밀화학업계의 기술수준은 매우 취약하며, 범용제품 및 일부 중간체?원제의 생산기술을 제외한 신소재?신물질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은 선진국 기업에 비해 크게 낙후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에서 얻어지는 정밀화학 기초원료를 낮은 가격에 수출하고 고부가가치 원제·중간체는 선진국에서 수입하는 취약한 생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정밀화학업체는 염료?안료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생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최근에는 다국적기업들의 국내진출이 가속되면서 내수시장에서도 경쟁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정밀화학기업들이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기술의 도입.개량에 의존하는 범용제품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제품개발력 강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제품, 원제.중간체 및 신사업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구조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3. 산업경쟁력의 제 측면

가. 산업성장 요인과 무역 성과

1990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 동안 한국 산업의 성장 요인을 총요소생산성과 총요소투입으로 나누어 각각의 기여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수출 성과의 요인을 분석하였다. 비교우위, 경합도 등이 총요소생산성과 총요소투입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살피고, 이러한 성과가 중국 및 일본과의 교역 관계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를 관측하는 것이다. 또한 대외경쟁력의 결정에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의 절감이나, 환율의 변화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획득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여, 이러한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모형을 통해 수출 성과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들은 (i)우리 산업의 경쟁력의 근원을 (ii) 교역국별, 그리고 산업별로 밝혀주고, (iii) 이로부터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중국 및 일본과의 교역관계를 고려한 분석은, 우리 주위에 맴도는 '호두까기'(nut-cracking)현상의 존재, 즉 우리 산업이 후발 개도국에 경쟁력을 잃고 있으면서 아직 선진국의 산업에 대한 경쟁력은 획득하고 있지 못하다는 주장에 대한 실증적 증거를 제시한다.

1990년대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에 일어난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자본의 축적이 노동의 축적을 그 비율에서 앞질렀다. 이 결과로 보다 자본집약적인 산업의 비중이 높아졌고, 동일 산업 내에서도 보다 자본집약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는 총요소생산성의 빠른 성장이 몇 산업에서 돋보이기 시작하였는데, 특히 전기 및 전자 산업과 자동차 산업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과 총요소투입이 산업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 별로 편차가 컸다.

이 기간 중 전기 및 전자와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의 빠른 성장과 수출의 증가는 총요소생산성(TFP)의 급격한 증가에 힘입은 바가 컸다. 그러나 CEPII 비교우위지수(CEPII RCA)를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1998년 이후 IT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등에서 비교우위지수의 빠른 성장이 돋보이는데, 특히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비교우위의 개선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친 반면 총요소투입의 증가는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수출성과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우리의 대일본 수출과 대중국 수출 증가에는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성장을 주도한 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이 밝혀졌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는 총요소투입의 성장 기여도가 큰 산업들이 총요소생산성의 성장 기여도가 큰 산업보다 중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강한 도전을 받고 경쟁이 심화된 반면, 일본과의 경쟁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는데, 특히 총요소투입의 성장기여도가 큰 산업들이 큰 폭의 경쟁 약화를 경험하였다.

상관계수를 통한 경쟁관계 분석의 결과, 세계 시장에서 우리와 중국, 그리고 우리와 일본의 경합은 특정 산업들에 있어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되고 있었다. 특히 중국과의 경합은 총요소투입의 증가에 의해 성장을 시현한 산업에서 두드러졌고, 반면 이들 산업의 일본과의 경쟁은 빠르게 약화되었다. 빠른 총요소생산성의 증가를 경험한 한국 산업들도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아직은 일본 산업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는 경우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 또한 밝혀졌다.

회귀분석의 결과 수출 성과는 산업의 종류 및 수출 대상 국가에 따라 그 결정요인을 달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시장 규모의 영향력이 전체 산업에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수출이 외부 여건에 좌우되고 있음을 뜻해, 세계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우려가 있음을 시사하는데, 총요소생산성이나 총요소투입의 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는 일부 산업에만 국한되어 발견되는 바, 수출의 외부 의존성이라는 우려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우리 산업의 생산 규모의 증가는 대부분의 경우 수출 증가로 이어졌지만, 환율이 수출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거나 예상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동북아시아의 세 경제가 각각 성장의 단계가 다르다는 것은 이들이 서로 다른 비교우위의 형태를 지닐 것으로 추측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런데 본 연구는 이러한 차이가 비교우위지수를 통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간 비교우위를 공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이런 스펙트럼 현상은 뚜렷해서, 우리는 일본과는 기술집약적이고 자본집약적인 분야에, 그리고 중국과는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비교우위를 공유하고 있어, 양 방향으로부터의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그러나 그 이후의 분석에서는, 중국으로부터의 경쟁은 고도화되는 반면, 아직 우리가 일본 산업을 추월하는 모습은 극히 드물게 나타나 흔히 회자되는 '샌드위치' 또는 '호두까기'(nut-cracking) 현상이 확인되는 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나 제조업의 기술혁신역량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혁신역량을 기업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사용한 기업 데이터는 가장 최근에 수집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기술혁신조사'데이터로서 우리나라 전체 산업을 모집단으로 하며 기업의 기술혁신활동의 여러 측면을 조사한 데이터이다. 또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개념과 방법론을 이용하여 수집하기 때문에 국제비교에 있어 다른 데이터에 비해 강점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혁신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공통된 가이드라인에 의해 조사된 EU 국가의 조사결과를 비교하였다. 기업의 기술혁신역량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기술혁신수행 실적과 혁신을 수행하는 방식을 통해 살펴보았다. 기술혁신 수행방식은 혁신주체들간의 연계성과 기술혁신활동의 장애요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제조업체들 중에서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시장에 도입되거나 생산공정에 사용된 기술혁신활동이 하나 이상 있는 기업은 37%였다. 서비스업체 중에서는 2001년에서 2002년도 사이에 기술혁신활동을 수행한 기업은 27%였다. 한편 EU 국가에서 1998년에서 2000년 동안 기술혁신활동을 수행한 기업은 제조업이 47%이며 서비스업이 40%였다. 표면상으로 나타나는 혁신율은 우리나라 업체가 EU국가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데이터의 조사대상 기간을 고려할 경우 서비스 부문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기업규모에 따라 기술혁신활동을 수행한 기업이 증가하여 대기업은 비교대상국과 유사하나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은 비교 국가들에 비해 낮은 반면, 서비스업에서는 오히려 기업규모가 클수록 혁신활동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여 250인 이상의 기업이 오히려 250인 이하 기업들에 비해 혁신활동을 수행한 기업의 비중이 낮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수행실적을 통한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혁신활동의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기술혁신제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간산출물로서 특허 산출여부를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에서 혁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응답기업의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 있어서 절반 이상인 것으로 응답하였다. 또한 중간산출물로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 기업들도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남으로써 질적 측면에서도 낮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었다.

한편 기술혁신을 수행하는 방식에서 기술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나 정보의 원천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긴 하였으나 대체적으로 기업 내부자원이 가장 많았고 수요/공급업체, 일반매체, 그리고 공공부문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서비스부문의 경우 경쟁업체가 중요한 정보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측면은 국내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의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생각된다. 협력파트너로서는 수요/공급업체뿐만 아니라 대학이 중요하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업외부의 네트워크, 특히 산학연 협력 정도는 양적 측면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체 기업중에서 기술혁신을 위해 협력을 수행한 기업의 비중이나 대학과 출연연이 정보원천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나 협력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는 정도에 있어서 핀란드 등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네크워트 활동은 양적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에 못지않게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기술혁신활동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장애요인으로 평가되는 요소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부족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경제적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 반면 유럽의 다른 나라는 경제적 요인이 인력부족보다 크다고 응답하였다. 서비스부문은 제조업에 비해 경제적 요인에 의한 제약이 컸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인력부족문제가 중요하였고,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경제적 제약이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평가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혁신역량은 기술혁신활동의 정도나 수준, 그리고 수행하는 방식 등의 측면에서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중소기업의 역량이, 서비스업의 경우 대기업의 혁신역량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 B2B 전자상거래

1993년 WWW의 상용서비스가 개시된 이래 10년 남짓한 기간 만에 인터넷은 초고속으로 확산되었고, 그 결과 전자상거래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2003년 현재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는 대략 3~4조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서 전자상거래를 조망한다. 분석의 대상은 전체 전자상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며, 효과가 즉각적,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B2B 전자상거래(B2G 포함)에 국한한다.

2001년 국내 전자상거래 총 규모는 약 119조원이었으나 이후 급성장하여 2004년에는 3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시장규모 및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전자상거래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2004년 2/4분기 기준으로 거래주체별 비중을 보면 B2B가 87.1%, B2G가 10.7%, B2C가 2.0%로 나타난다. 종합적으로 볼 때 국내 전자상거래는 성장의 속도가 매우 빠르며 그중에서도 B2B의 중요성이 가장 크다고 하겠다. 2004년 2/4분기 B2B 거래액은 약 67조 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7% 증가하였으며, 2001년 1/4분기와 비교해서는 198% 증가하였다. 이중 구매자 중심형 거래가 전체의 70%를 상회하여 가장 핵심적인 거래유형이다. 다만 여타 유형의 비중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공개성 유무별로는 협력형, 즉 폐쇄적 거래가 압도적이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유추해보면, 우리나라 B2B는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아직도 과거의 폐쇄적 구매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였다고 판단된다. 네트워크 기반별로 보면 인터넷 B2B가 전체의 9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재지별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기업간 거래가 전체의 82.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증가율 면에서는 e-trade가 앞서고 있다. B2B 거래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2004년 2/4분기 제조업 거래액은 47조 6130억원으로 전체의 70.4%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비제조업의 거래액 증가율이 제조업에 비해 훨씬 커서, 초기에 제조업 위주로 전개되었던 B2B 거래가 점차 비제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marketplace는 2004년 2/4분기 말 현재 총 240개에 달하며, 사업부문별로 보면 무역, 기계 및 산업용 자재, 전자, MRO, 농축수산물 및 식음료 등에 주로 포진해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기업이 영세한 수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B2G 거래는 건설공사 발주가 53.9%, 재화 및 서비스 구매가 46.1%로 나타난다. 건설공사 발주에서는 토목공사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49.8%), 재화 및 서비스 구매에서는 자재류의 비중이 가장 높다(51.4%).

B2B는 산업별로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사례연구를 시도하였다. 자동차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구매기업과 납품기업 간의 수직계열화가 뚜렷한 산업이어서, B2B 전자상거래의 적용이 용이하며 그 효과도 즉각적이다. 때문에 자동차산업에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다른 산업보다 정보화가 빨리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성공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자동차산업 표준통신망인 KNX, 현대자동차의 B2B 시스템인 Vaatz.com 등 국내 자동차산업의 B2B 전자상거래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국내 B2B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장애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기업 차원의 주된 장애요인으로는 정보화 마인드의 미성숙, 정보화 전략 및 정보시스템 관련 인프라의 미흡, 투자비용의 과다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외에도 취약한 정보보안 시스템, 불완전한 지불시스템, 취약한 물류기반 등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산업 차원의 주요 장애요인은 표준화의 미흡, 불합리한 유통구조 및 불건전한 거래관행, 업종내?업종간 협력 마인드 부족, e-marketplace의 난립 등이다. 그밖에 정부조직 및 투자의 중복, 비제조업의 정보화 미흡, 산업의 대소에 따른 정보화 격차 존재 등의 문제가 있다.

B2B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기업과 정부의 과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업의 과제는 정보화 마인드의 제고,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정보화 전략의 수립, 기업간 협력을 통한 공동 시스템 구축, 정보화 전문 인력의 양성 및 유지, 거래시스템의 표준화, e-marketplace의 구조조정 등이다. 정부의 과제는 각종 정책적 인센티브의 개발, 감독기능의 강화, 정책자금의 추가 확보, 정부조직과 사업의 중복 문제 해결, 지불시스템의 정비, 성공사례 발굴 및 홍보 등이다.

4. 국제비교

가. 생산성 국제비교

한국의 산업구조 및 생산성 변화추이와 무역관련 지표를 G7 국가와 비교함으로써 한국의 산업별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산업별 고용 및 부가가치 비중, 노동생산성, 총요소생산성, 세계시장점유율, 현시비교우위지수, 무역특화지수를 계산하여 국제 비교하였다.

본 연구를 위하여 산업별 생산성은 OECD의 STANDB를, 무역경쟁력은 CEPII의 CHELEMDB를 사용하였으며, 분석기간과 산업분류는 한국 자료의 가용성에 맞추어 선택하였다. 분석기간은 1970년에서 2000년 사이로 하였으며, 경제전반적인 구조를 살펴보기 위하여 산업을 크게 농림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제조업 내에서는 섬유, 화학, 기계, 전기전자, 수송장비 등 5개 주요업종을 중심으로 산업별 생산성과 무역성과를 국가간 비교하였다.

산업별 고용비중과 부가가치 비중을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한국의 산업구조의 변화가 대단히 빠르다는 것이다. 농림어업의 고용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탈농업화현상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제조업의 고용비중은 1980년 말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하는 추세로 반전하여 지난 30년간 고용면에서 보면 공업화에서 탈공업화로 전환하는 급격한 구조변화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에는 제조업의 고용이 감소하고 이는 서비스업의 빠른 고용 증가로 이어져 고용구조면에서는 G7국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가가치 비중면에서는 제조업은 고용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진국과는 다르게 비중이 감소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매우 특징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제조업 내에서 화학, 기계, 전기전자, 수송장비 등 중화학공업에서 고용비중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고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섬유산업이 노동을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제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옮겨가 선진국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렇게 제조업이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전환함에 따라 제조업의 고용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업의 고용비중은 증가하였지만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감소하지 않고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고용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다.

고용과 부가가치 비중의 변화는 노동생산성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데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여 2000년에는 G7 국가 중 가장 낮은 이태리 수준에 육박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부진으로 전산업 노동생산성 수준은 선진국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기전자산업의 노동생산성은 다른 선진국과 대등하며, 수송장비와 화학산업은 선진국의 후미에 와 있다. 그러나 섬유와 기계산업은 선진국과 완연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섬유산업의 상대적인 노동생산성 증가 부진은 1990년대 이후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이태리 등 다른 선진국이 섬유산업의 비중 축소와 함께 일인당 부가가치를 증가시키는 산업고도화를 성취한 반면 한국의 섬유산업은 고도화되지 못하고 중국 등 다른 후발국의 경쟁을 맞아 급속도로 사양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비교하여도 마찬가지로 관찰된다. 제조업은 선진국에 비하여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월등하게 높은데 이는 전기전자와 수송장비 산업의 성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음으로 추정되는 등 생산효율성에서 오히려 격차를 벌이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산업구조의 변화와 생산성의 차이는 무역성과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보면 전자, 자동차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섬유는 1990년 초를 기점으로 상승에서 하강으로 반전하고 있다. 중화학공업 중에서도 화학이나 기계는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의 시장점유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낮아서 수출확대를 통하여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여지는 있겠지만 중국의 등장 등 후발공업국의 경쟁을 물리칠 수 있는 무역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산업구조, 생산성, 무역성과를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여 보면 한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선진국에 닮아가는 구조변화를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빠른 산업구조 변화는 산업 간의 확연한 성과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가 빠르게 선진국 수준으로 가고 있는 반면 섬유 등 경공업의 경우 생산성에서나 무역경쟁력에서나 부진하다. 중화학공업 중에서도 기계와 화학은 다른 중화학공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앞으로 다른 후발공업국의 성장에 따라 구조변화의 압력은 더욱 심해질 것이지만 각 산업의 생산성에 있어서나 수출시장 점유율에 있어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낮은 수준에 있으므로 생산성 증가와 무역경쟁력 확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의 여지 또한 높다. 이를 위한 핵심과제는 경공업에서 상실한 제조업의 고용흡수력을 새로운 유망산업을 발굴하여 높이고 서비스업에 고용된 자원의 생산효율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다.

나 주요국별 동향

OECD 국가의 성장패턴 및 경쟁력

1990년대에 1인당 GDP가 성장한 OECD국가들에서 그러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고용의 증가,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포함한 자본 축적, 노동력의 질 향상, 혁신과 신기술의 확산 등에 기인한다. 성장은 단일 정책이나 제도적 장치의 결과도 아니며,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성과가 좋은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구조개혁을 동반한 안정적인 거시정책이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경제적 기반 강화, ICT의 확산 촉진, 혁신 장려,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기업 창업 장려 등을 결합한 포괄적인 성장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한국이 지식기반경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로는 지속적인 구조개혁을 통한 투자환경 조성,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기업조직의 변화 및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활성화, 지식기반사회의 구축을 위한 교육시스템 및 대학교육 개혁, 해외 혁신 원천과의 연계 강화, 기업가정신 함양 및 신규창업기업 성장 촉진, ICT의 효율적 활용, 미래의 성장원천으로서의 서비스 부문 경쟁력 제고 등이다.

선진국 산업경쟁력의 원천

본 연구는 기계, 유기화학, 의약품, 의료용 기기, 컴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기술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7개 산업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이러한 산업들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대상이 된 7개 산업이 기술변화와 시기에 따라 어떻게 전개되어왔는가에 대한 대답은 복잡하고 다양하며, 단일한 이론이나 모델로 모든 산업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가장 일반적 설명방식의 하나인 국가 단위의 비교우위론 역시 제한적 대답만을 줄 뿐이다. 예를 들어 산업이 성숙해짐에 따라 비교우위의 거점이 체계적으로 변화한다는 Vernon-Posner의 제품주기이론은 1980년대 대만의 모니터나 집적회로 등 데스크탑 컴퓨터의 표준화된 부품 제조, 1970-80년대 개발도상국에서의 일반화학제품의 성장, 1980-90년대 한국의 DRAM 생산을 설명하는 데에는 적합하다. 그러나 의약품, 의료용기기, '설계 중심적' 극소전자부품 등에서는 아직 저임금 국가로 이전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생산자간의 상호작용과 사전적 아키텍쳐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략적' 산업정책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나 반대를 표명하기에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시장보호나 보조금 지급을 통한 특정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책은 여건에 따라 그리고 산업부문의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개발지원, 경쟁정책, 지적재산권 관련 정책 등 좀더 일반적 정책의 경우에 있어서도 기술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예측하기도 어렵다. 신기술과 산업에 대한 정책은 하나의 모델로 존재하지 않으며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이 당면한 경쟁력 과제

1990년대 중반 이후 EU의 경제성장 정체와 미국과의 상대적 생산성 격차 확대를 산업 수준에서 고찰하였다. 국가별, 산업별 성과를 더욱 잘 설명하기 위해 먼저 56개 산업을 특징에 따라 ICT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집약적으로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른 ICT 분류, 노동력의 숙련도에 따른 분류, 혁신이 이루어지는 주요 방법에 따른 분류 등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산업수준 분석 결과를 통하여 미국과 비교한 EU의 산업별 성과 변화의 많은 부분을 ICT의 발전과 활용도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더욱 높아진 것은 ICT 생산 산업이나 활용산업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에 반해 EU는 이들 부문에서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낮았으며, 특히 ICT 활용 서비스산업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숙련도에 따른 분류나 혁신경로에 따른 분류 역시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정책적인 견지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할 수 있다. EU의 지식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간의 기술이전을 지원하고 기업이 공급체인상의 파트너 및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혁신활동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 또한 EU의 생산성 문제 해결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인 고용과 생산성 목표 간의 갈등 문제는 신규진입 및 재진입 노동자의 숙련 향상이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일본경제의 산업경쟁력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말까지 급격한 성장세를 지속해 왔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본시장의 붕괴와 부동산가격의 폭락과 함께 장기불황에 빠져들었는데, 주요 요인은 제조업 부문과 민간서비스 부문에서의 성장률 하락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간서비스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도?소매업이 제조업에서의 부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결국 일본 경제의 퇴보는 제조업 분야의 문제로 귀결된다.

주요 아시아 경쟁국과의 무역특화지수(TSI)를 통해 일본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을 살펴보면, 자동차산업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최종조립제품(final-assembly products)에서 수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일본 내 기업이 해외로 생산설비를 이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의 해외생산활동이 제조업의 경쟁력에 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만 준다고 볼 수는 없으나 국내 기업들의 클러스터 효과를 반감시켜 생산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자부품의 경우는 한국, 대만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기술발전에 의해 일본제품의 경쟁우위가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 혁신능력 역시 중요한데, 일본의 경우 연구개발투자의 규모 및 성장패턴에서 불규칙한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증가율 또한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 부문별로는 공공부문의 연구개발투자는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거의 정체된 상태인데, 이는 경제 불황으로 인한 기업의 전반적인 투자위축의 결과로서 일본 경제의 회생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국가혁신시스템의 개선도 절실하다.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과의 연계성이 매우 낮아 기초 연구 활동이 적다는 단점도 극복해야 한다.

중국경제의 부상과 한국의 경쟁력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 판도에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중국시장을 제외한 세계시장, 일본시장,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소폭 증가시키거나, 현상유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대부분의 수출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은 유일하게 중국시장에서만 시장점유율을 크게 증가시켜 최근에는 중국이 한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품목별로 한국의 경쟁력을 중국과 비교할 때 중국은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권에 속해있는 품목수도 많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 경쟁력을 보다 상승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품목군도 풍부하다. 경제성장에 외국인 투자를 잘 활용하고 있는 중국의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노력은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 및 기타 다양한 외국인 투자환경 조성 등에서 한국에 대해 경쟁우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또한 한중간 무역구조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데, 한국은 산업내 무역을 통해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경제의 부상은 국제간 분업구조의 변화에서 볼 때 한국의 산업구조고도화를 비교적 양호하게 진전시키고 있다.

5. 종합 및 결론

산업선진화의 조건

본 보고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외형적으로는 제조업의 비중이 일정 수준에 머물면서 서비스 부문의 역할이 더 크게 기대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본 보고서가 일관되게 견지하는 입장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에 있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이 둘 다 중요하면서, 이들 부문에 적용되는 관점이 차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비중은, 부가가치나 고용 등의 측면에서, 현 수준에서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과거에 비하여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산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성과는 다른 부문의 성장 및 생산성 제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범용 제품의 생산방법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있으며, 시장 또한 세계적으로 더욱 더 통합되어 가는 추세이며 경쟁 또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 및 성장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제조업의 높은 노동생산성에 비하여 서비스 부문을 포함한 나머지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현격하게 낮다. 경제 전체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선진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를 축소하는 것과 함께 서비스 부문의 노동생산성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의 확대와 수출의 신장이라는 양대 축이 필요하지만 국내시장 확대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출확대가 우리경제의 장래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될 것이다. 수출이 여전히 국민생산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증가율도 견고하지만 여기에서도 수출의 양적 성장보다는 수출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화가 관건이 될 것이며, 특히 중국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이 선진국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던 선진국 대상의 소비재 완제품 수출은 임금경쟁력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후발국에 잠식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략은 기술혁신역량을 확충하여 선진국의 기술개발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구조 고도화 및 경쟁력 제고 방향

섬유, 신발과 같이 기존의 성장주력 산업이었으나 임금경쟁력의 악화로 급속한 사양길에 접어든 산업이라 할지라도 기술혁신을 통하여 일부 품목과 분야에서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다. 대량생산체제를 탈피하여 고부가가치의 일부 품목에 집중하는 다품종소량생산 단계를 거쳐 기술개발, 상품기획, 시제품생산 단계에 이르는 구조개선을 추진함으로써 일정규모의 생산을 유지하거나 디자인이나 상표만으로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향유할 수 있다.

전형적인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인 기계, 화학, 자동차 및 전기전자 등과 같은 중간재와 자본재 산업은 장차 우리나라의 성장주력 산업으로 육성되어야 할 주요 대상이다. 특히 이들 산업 중에서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부문에서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첨단기술기업의 매수, 중?고위 기술의 외주화, 선도적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적절히 구사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세계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정밀화학과 기계산업은 차상위의 중?고위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우리나라는 입지조건을 개선하여 외국 선도기업들의 중?고위 기술과 품목 개발을 위한 아시아 생산기지나 지역기술센터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첨단 신기술분야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래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는 향후 몇 년간 선행투자 성격의 R&D에 주력하여 기반조성기와 기술혁신의 성과를 확인한 단계를 거쳐 이들 품목에 대한 세계 수요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한다.

혁신과 개방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새로운 기술의 흡수, 생산성 제고, 및 고용창출의 선순환 과정에 있어서 핵심은 기업의 혁신 활동이다. 정부의 산업정책은 시장을 중심에 두고 시장기능이 경제의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경쟁정책은 가장 중요한 산업정책이다. 한편 클러스터의 형성은 민간부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클러스터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클러스터의 형성을 지원하고 그 혁신능력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혁신역량의 확충에 있어서 정부는 협력을 장려하는 전략을 명확히 함으로써 경쟁정책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식기반 서비스업 등에서의 창업 지원을 통하여 초기 성장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투자 증가율의 감소가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하락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되면서 투자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외환위기 이후 외자유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국 기업유치도 우리 산업의 발전 경로를 감안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장기발전과 산업구조의 고도화 관점에서 투자유치 우선대상을 선정하고 대상별로 유치활동을 차별화 시킬 필요가 있다.
저자

엄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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