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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 국제비교와 빈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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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유경준(兪京濬) , 김대일(金大逸)
  • 발행일 2003/12/31
  • 시리즈 번호 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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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우리나라의 소득분배수준(소득불평등도와 빈곤율)은 외국에 비해 양호한 편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본 연구의 분석을 통해 나타난 현황은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와 빈곤율이 외환위기 전후로 상당히 상승하여 OECD 국가 중 양호하지 않은 그룹에 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비교를 위하여 소득정의와 가구원수 통제를 국제기준에 맞추고, 소득불평등도와 빈곤율을 추정한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소득불평등도의 경우 정부로부터 공적이전(국민연금․기초생활보장급여 등)을 수령하고 정부에 조세를 납부한 후의 소득인 가처분소득(disposable income)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는 외환위기 전후 급격히 상승하여 2000년에는 지니계수가 0.358로 OECD 국가들 가운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공적이전 수령 및 조세납부 以前의 소득인 시장소득(market income)을 기준으로 할 때 지니계수는 2000년에 0.374로 OECD 국가들 가운데 중간 정도에 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두 번째로, 전체가구 중위소득의 50% 이하 소득을 얻는 가구의 비율로 정의한 가처분소득 기준의 상대적 빈곤율도 외환위기 이후 크게 증가하여 2000년에 17%로 소득불평등도와 마찬가지로 높은 상대적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를 빈곤선으로 하여 계산한 절대빈곤율의 경우도 1996년 5% 중반에서 2000년 10.1%로 약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절대빈곤선의 120%에 해당하는 차상위계층을 포함하는 취약계층의 비율 또한 1996년에서 2000년 사이에 2배 정도 증가하여 2000년에 전체가구의 15%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소득분배와 빈곤의 악화원인은 주로 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독신가구(노인단독 가구 등)의 증가, 1990년대 초반 이후의 개방화 및 기술진보에 따른 학력별(기능별) 임금격차의 확대,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 및 무직자의 증가 등 주로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정부의 재정정책(조세와 이전지출)에 의한 소득불평등도의 개선 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시장소득불평등도에서 가처분소득불평등도가 감소한 비율을 살펴보면 OECD국가들의 경우는 평균 41.6%의 감소를 보이나 우리나라는 약 5%의 감소에 그치고 있다.

위와 같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 못한 소득재분배 메커니즘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나 주로 공적이전제도 가운데 잠재적으로 가장 큰 소득재분배 효과(특히 근로세대와 은퇴세대 사이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발휘할 국민연금제도에서 연금수급권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개인소득세의 누진성은 외국에 비해 낮지 않으나, 조세와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의 절대금액이 외국에 비해 적어 세입 측면의 소득재분배 기능은 원천적인 한계를 가지며,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률이 낮아 세부담의 수평적 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복지정책방향을 고려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향후 공적이전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국민부담도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소득재분배 메커니즘은 강화될 전망이므로 이전지출 확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즉, 2008년 이후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지급될 예정이고, 그 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건강보험․고용보험 등의 급여범위도 확대되는 추세이며, 이에 맞추어 정부는 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 등의 사회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상시킬 계획으로 있다. 이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공적이전의 확대와 국민부담의 증가는 근로의욕과 투자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많은 선진국에서 시장소득의 불평등도가 매우 높은 것은 공적이전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실업자․조기은퇴자 등)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소득재분배 메커니즘이 강화되더라도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소득분배 악화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앞에서 지적한 외환위기 전후 소득분배악화 요인이 어느 정도 계속 작용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외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과 유사한 원인에 의해 소득불평등도가 상승되었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과정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의 소득분포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가구소득에 빈곤선을 적용하여 빈곤을 정의하고 있으나, 소득에서 일시적 요인(temporary components)과 연령효과(age effect in earnings) 등의 비중이 높을 경우, 소득을 기준으로 한 빈곤은 측정시점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소득의 일시적 요인이 상당한 규모에 이를 뿐 아니라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성(income variability)도 최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득분포가 경제주체의 효용이라는 개념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분배의 불평등성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빈곤에 있어서 그 지속성(persistency)이 매우 중요함을 감안할 때, 정확한 의미에서의 빈곤은 소득 자체를 기준으로 하여 정의되는 것보다 소득의 항상적 요인(permanent component)에 기준하여 정의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항상소득가설(permanent income hypothesis)에 의하면 소득의 항상적 요인은 가구의 소비지출(consumption)에 일 대 일로 반영되어 있으므로,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빈곤을 정의함으로써 빈곤의 지속성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다만 소비지출을 빈곤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빈곤의 규모, 빈곤 가구의 특성 등을 분석하는 학문적 연구 또는 정책자료의 구축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빈곤대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그 대상인 빈곤가구를 소비지출에 준하여 선정할 경우,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빈곤가구에 대한 소득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보조금을 수급할 목적으로 지출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여 빈곤가구로 선정되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빈곤대책의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 소득을 기준으로 하여도 유사한 역선택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역선택의 심각성은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빈곤가구를 선정할 때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소비지출에 준하여 빈곤을 정의하는 목적은 우리나라에서 지속성을 갖는 빈곤의 규모, 빈곤가구의 특성 및 빈곤의 동태적 특성을 보다 명확하게 추정하여, 효과적인 정책대응 수단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함이며,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빈곤가구의 선정기준으로 소비지출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님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소득과 소비지출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첫째 소비지출에 근거한 빈곤율이 더 낮게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항상적 요인을 보다 밀접하게 반영하고 있는 소비지출의 분포가 일시적 요인까지 포함한 소득의 분포보다 좁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이다. 둘째, 소득으로 정의된 빈곤율은 임금 근로자보다 자영업자에게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소비지출로 정의된 빈곤에서는 오히려 임금 근로자의 빈곤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의 소득이 임금 근로자에 비해 일시적 변동성이 높음을 반영한 결과이며, 궁극적으로 효용에 직결되는 항상소득이라는 측면에서는 자영업자의 소득이 임금 근로자에 비해 더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빈곤율은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와 학력이 낮은 경우 등에서 빈곤율이 높게 추정되어 빈곤이 노동시장 성과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구원 내 취업자의 비중은 빈곤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데, 특히 항상적 요인에 기준하여 빈곤을 정의할 경우 가구주가 실직하더라도 다른 가구원이 취업할 수 있다면 비록 소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소비지출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항상적 요인에 의해 정의된 빈곤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빈곤에 대한 최선의 정책이 노동시장에서의 취업률 제고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시행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노동시장 성과제고를 통한 빈곤정책은 빈곤의 지속성 또는 빈곤의 함정효과가 상당히 클 수 있다는 결과에 의해서도 그 필요성이 강조된다. 실제 소득의 변동성을 통해 빈곤 탈출률을 추정할 경우, 빈곤가구가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확률은 6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빈곤의 함정효과는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결과는 소득의 일시적 변동성을 반영하는 결과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상적 요인에 더 밀접히 연계된 소비지출로 빈곤을 정의할 경우 빈곤 탈출률은 50% 미만으로 하락할 뿐 아니라, 소득의 항상적 요인을 기준으로 한 계량모형에서는 빈곤 탈출률이 3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빈곤에서 탈출한다고 하여도 대부분의 탈출 가구가 차상위 빈곤층으로 진입하고 있어 실제 차상위 빈곤층 이상으로 탈출하는 경우는 전체의 6%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차상위 빈곤층의 경우 빈곤층과 다소의 소득 차이만 존재할 뿐 그 구성이나 결정요인이라는 측면에서는 실질적으로 빈곤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빈곤 탈출률의 추정결과는 우리나라에서 비록 일단 빈곤에 진입할 경우 그 지속성(함정효과)이 상당히 심각할 수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이 빈곤의 함정효과가 클 수 있다는 점은 노동시장에서의 성과제고를 통한 근본적 빈곤정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복지정책의 방향은 단기적인 소득불평등도의 개선을 추진하기보다는 빈곤의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 중장기적인 분배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 통합 차원에서 전반적인 소득불평등의 심화도 문제이기는 하나 빈곤의 확산이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여겨질 수 있고, 빈곤의 해소를 위한 정책으로 빈곤율을 줄이고 그를 통해 전체의 소득불평등도를 줄이는 것이 양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빈곤율과 소득불평등도를 동시에 줄이고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있다.

따라서 시장메커니즘의 활성화를 통해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공적이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공적이전이 빈곤층에 효율적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제도변화(근로연계복지정책의 강화와 근로의욕고취를 위한 자영업주 등의 소득파악률 제고를 통한 확대된 EITC의 조기 실행)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소득의 변동성과 연령효과 등을 감안할 때 복지정책으로서의 빈곤퇴치 정책 수혜대상 선정에 다양한 고려사항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자영업자와 임금 근로자를 비교할 때 자영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점과, 소득이 파악되더라도 하향 추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자영업자의 소득은 임금 근로자에 비해 변동성(variability)이 높아, 평균적으로는 높은 소득을 향유하면서도 매 시점에서는 낮은 소득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소비지출에 근거한 자영업자 가구의 항상소득 수준은 임금 근로자 가구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빈곤정책 대상선정에 있어서 자영업자 가구에는 다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뿐 아니라, 재분배 정책을 위한 누진적 조세정책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자영업자의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이와 함께 무직자 가구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무직자 가구의 경우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매우 낮아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 가구가 빈번히 발견되지만, 무직자 저소득 가구 가운데 높은 지출수준을 보이는 가구의 비중이 높게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자산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가구가 무직자 가구들 가운데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현 제도에 있어서 자산 등을 빈곤가구 선정대상에 이미 포함하고 있으므로, 무직자 가구의 자산을 명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과 자산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가구의 소득과 소비지출이 가구주 연령에 따라 역-U자형을 보이고 있는 점은 빈곤정책 대상선정에 연령구조도 일부 감안되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청년층과 노인가구의 소득 및 지출수준은 중․장년층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어, 일률적인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빈곤을 정의할 때 청년층과 노인가구의 빈곤은 일부 과대평가되는 반면 중․장년층의 빈곤은 오히려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연령효과는 중․장년층에서 자녀 교육비 지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녀 교육비 지출 비중이 높은 중․장년층의 경우, 동일한 지출수준을 보이는 청년층 및 노인가구에 비해 실제 효용 및 복지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소비지출 수준이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가구의 선정에 있어서 단순히 가구원 수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취학 자녀를 따로 취급하는 것도 고려함으로써 교육비 지출 부담이 높은 중․장년층 가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소득수준에 따라 자녀 교육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취학자녀가 있는 중․장년층 저소득 가구에 대한 배려를 통해 저소득 가구의 교육투자가 위축되어 빈곤이 세습되는 효과를 억제하는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빈곤정책과 함께 소득의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최근 가구소득의 추이에 있어서 소득의 변동성(vulnerability)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소비균등화(con- sumption smoothing)를 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구의 복지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소득의 변동성은 궁극적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안정성(job security)에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 역시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판단된다. 소득 변동성 증대의 배경에는 자본시장의 개방과 노동수요 고급화라는 시장여건의 추세적 변화가 존재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시장성(marketability) 제고를 통해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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