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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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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우천식(禹天植) , 김동석(金東石) , 서중해(徐重海) , 차문중(車文中) , 연태훈(延泰勳) , 장하원(張夏元) , 윤윤규(尹允逵) , 한광석
  • 발행일 2003/12/31
  • 시리즈 번호 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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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연구의 목적과 실증분석 방법론

가. 연구의 목적과 의의

본 연구의 목적은 급변하는 세계·동북아경제 환경 속에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결정요인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중국의 산업화, 세계화, 정보화혁명, 외환위기 이후의 국내의 구조조정 등, 대내적·대외적 구조변화 요인들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시장환경, 기업활동의 내용 및 경쟁력기반에 있어 심층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시장성과의 측면에서는, 범용제품에 있어 다수 국내 기업의 수출·내수 시장이 지속적으로 잠식되고 있는 반면, 전자·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의 국내 선도기업들은 기술역량을 강화하면서 세계적 기업으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기업활동의 내용 면에서 볼 때, 전반적으로 연구개발, 마케팅 등 가치사슬(value-chain)상의 고부가가치 활동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 대학 등 혁신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다양한 경제주체간의 협력·거래관계가 증가하고 있다. 산업조직적 측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의 새로운 경제환경을 배경으로 소수 국내 대기업을 정점으로 하는 종래의 폐쇄적이고 단선적인 산업 및 경쟁력 구조가 해체되고 이를 대신하여 선도적 대기업, 신기술기반형 중소기업, 외국계 다국적기업을 3개의 축으로 하는 다원적인 경쟁력 구도가 태동하게 되었다.

이러한 심층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특히 동북아 경제의 구조변화를 감안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및 경쟁력 변화에 대한 엄밀하고 체계적인 분석은 미흡하다. 경쟁력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무역성과와 같은 경쟁력의 최종성과를 분석하거나 가격경쟁력, 기술경쟁력과 같은 경쟁력의 중간성과 요인을 기계적으로 추정하는 데 치우치고 있어서, 최종 분석결과를 해석하고 경쟁력 성과의 향후 전개방향을 예측하거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도출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연구가 표준산업분류하에 정의된 ‘산업 평균’에 초점을 맞춘 총량분석으로서, 고용·분배 문제나 동북아 FTA 문제와 같이 경쟁력의 산업내 분포(기업규모계층간 및 하위부문간)에 대한 미시적이고 엄격한 분석결과를 요구하는 최근의 현안과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책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문제인식에 기초하여, 본 보고서는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경쟁력강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구명·모색하는 데 유용한 새로운 분석틀을 개발하고 이에 기초하여 경쟁력에 관한 논의나 정책적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엄격한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경쟁력에 관한 기존의 국내외 문헌을 정리한 후, 공급연쇄(supply-chain)의 개념이 포함된 확대된 가치연쇄(value-chain) 개념에 입각하여 정성분석과 정량분석이 결합된 새로운 경쟁력 분석의 모형과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정량적인 분석에 있어서는 생산, 고용, 무역, 산업연관관계, 외국인투자, R&D 등, 그동안 관련 연구에서 산발적으로 정리·활용되어 온 주요 통계자료 일체를 통일된 분류체계에 맞춰 연계·정리한 후, 이를 토대로 경쟁력의 최종 성과변수인 무역성과 및 수익성 등 재무성과, 중간 성과변수인 생산성, 그리고 구조적 결정변수라 할 수 있는 R&D, FDI 등을 일관된 분석틀 내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어 국민경제적으로 중요성이 높으면서도 발전단계·시장환경·혁신유형 등에 있어 상이한 특성을 보이는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기계, 섬유의류의 5개 제조업(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의 약 50%, 고용의 약 60%, 수출의 약 70%를 차지), 그리고 향후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서비스업(business services) 등 총 6개 산업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각 산업의 분석에 있어서는 생산성, 무역성과 등과 같은 경쟁력의 주요 구성요소를 각 산업의 공동연쇄를 구성하는 복수의 하위부문, 그리고 종사자수 기준 5개 규모계층별로 나누어 살펴봄으로써, 단순한 ‘산업 평균’을 넘어서 경쟁력의 하위부문별·기업규모별 산업내 분포를 최대한 정밀하게 파악하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정량적 분석에 더하여 산업별 세계시장 및 국내시장의 주요 동향을 동태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고, 약 100여개의 기업(5대 제조업 각각 평균 20개)에 대한 방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결과를 종합하여 각 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보고서는 제1부 총론, 제2부 경쟁력 구성요소별 분석, 그리고 제3부 개별산업의 경쟁력 분석 등 총 3부 16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집필을 분담한 방대한 양의 보고서이지만, 통계자료와 모형분석이 전 보고서를 관통하는 가운데, 제2부의 경쟁력 구성요소별 분석이 제3부의 주요산업별 경쟁력 분석의 초석이 되는 한편 다시 제3부의 산업별 분석결과가 제2부의 구성요소별 분석에 반영되는 소위 매트릭스 방식의 연구접근방식을 취함으로써 보고서 전체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우위 창출을 위한 기업전략과 정부정책에 대한 시사점, 특히 산업·기업간의 양극화 가설, 고용·분배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시도하였으나, 이러한 정책적 분석이나 논의는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 국한하였다. 이는 모든 정책 논의의 기초가 되는 실증분석결과를 제공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본 연구의 한계이기도 하다. 정책연구로서의 본 연구의 한계점은, 경쟁력의 정책적 요인을 명시적으로 고려하는 별도의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실증분석 방법론

실증분석의 목적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교역·산업구조의 변화와 경쟁력 현황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실증분석은 산업구조변화 분석, 교역구조변화 분석, 생산성 및 기타 경쟁력의 구성요인 분석 등으로 구성되며, 실증분석 대상기간은 1980 ~2001년으로 설정하였다.

본 실증분석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급연쇄를 고려한 경쟁력 분석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통계자료를 활용함으로써 경쟁력의 원천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향후 전망을 실시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섬유의류, 화학,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등 5개 주요산업의 경우 공급연쇄를 고려하여 다수의 소그룹으로 분할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전기·전자산업은 반도체, 전자부분품, 가전, 통신기기 등 4대 하위부문 및 9개 세부부문으로 나누어지고, 자동차산업은 부품과 완성차의 2개 부문으로, 기계산업은 기초부분품, 중간조립물 및 완성품의 3개 하위부문 및 13개 세부부문으로, 완성제품의 화학산업은 석유화학, 석유류제품, 정밀화학의 3개 하위부문 및 14개 세부부문으로, 그리고 섬유·의류는 사, 직물, 의류, 비의류섬유제품, 섬유기계의 5개 하위부문 및 11개 세부부문으로 나누어진다.

본 실증분석의 또 다른 특징은 일관성 있는 부문분류체계를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즉, 본 연구에서는 모든 통계자료를 동일한 부문분류에 따라 통합함으로써 일관성 있고 상호 비교 가능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구체적으로는 국민계정, 산업연관표, 광공업통계 원자료, UN 무역통계, 기업 재무자료(한국신용정보), R&D투자 등 모든 통계자료를 "KDI 다부문모형"의 29부문분류에 따라 재구성하였다.

실증분석의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연관표 및 국민계정통계를 이용하여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여기에서는 총산출액, 부가가치, 최종수요, 수출입, 고용 등 주요 변수에 대한 구조변화 분석, 투입계수, 유발계수, 영향력계수, 감응도계수 등을 통한 산업연관관계 분석, 그리고 산업별 특성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경쟁력 분석의 핵심 요인으로서 산업부문별 생산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하여 광공업통계 원자료를 바탕으로 부문별, 부문내 소그룹별 및 사업체 규모별로 다양한 생산성 지표를 추정하였으며, 분석지표로는 노동생산성, 자본생산성, 총요소생산성 등을 채택하였다. 총요소생산성 추정을 위해서는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 방식 및 다변지수(multilateral index) 방식의 두 가지를 병행하였다. 셋째, 시장에서 실현된 경쟁력을 추정하기 위하여 무역성과를 분석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통계는 UN의 무역통계, 국민계정, 산업연관표 등이며, 부문별, 부문내 소그룹별 및 사업체 규모별로 시장점유율, 무역특화지수, 현시비교우위지수, 경합도지수 등 다양한 경쟁력 지표를 추정하였다. 넷째, 경쟁력 지표의 하나로서, 기업 재무자료를 이용하여 산업별 수익성 및 각종 재무지표의 시계열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 R&D와 FDI의 추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과학기술부의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산업별 연구개발활동 실적을 분석하였고, FDI 유입, 외국인투자기업의 활동,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등 3개 영역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한편, 본 보고서와 함께 작성된 통계자료집에는 분야내 연구활성화를 위하여 본 연구의 실증분석결과를 각종 산업구조변화, 생산성, 재무성, 무역성과 등 4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2. 경쟁력 구성요인별 분석

가. 한국경제 및 산업의 구조변화 분석

여기에서는 국민소득통계와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1980~2001년 한국경제의 산업구조변화를 ① 총산출과 국내총생산, ② 수요 및 공급, ③ 고용, ④ 산업간 연관관계, ⑤ 무역성과의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서비스부문의 비중 증가이다. 1980~2001년 기간중 서비스부문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명목 총산출액 기준 40%에서 48%로, 명목 GDP 기준 52%에서 62%로, 국내 요소소득 기준 57%에서 68%로, 고용 기준 45%에서 61%(1995년)로 크게 증가하였다. 서비스부문의 비중 증가는 농림어업 및 광업부문 비중의 감소와 동시에 진행되어 왔으며, 최근에 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부문은 1980년대 후반에 비중이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다시 과거의 수준을 회복하는 추세이다. 제조업부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는 외환위기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기전자부문이 높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계 및 자동차 역시 꾸준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과거 경제성장의 큰 부분을 담당했던 섬유의류부문은 비중과 성장률이 모두 하락하는 추세이다.

수요·공급항목의 구조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최종소비지출의 경우 서비스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 제품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고정자본형성의 경우에는 제조업부문과 서비스부문 제품의 구성비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제조업 제품의 경우 기계 및 자동차의 비중이 감소한 반면 전기전자제품의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총수출에서 제조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전기전자제품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 섬유의류제품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수입품의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총수입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 기간에 걸쳐 증가한 반면, 제조업제품의 비중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감소하고 있다. 광업제품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수입 비중은 199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감소하였으나, 최근에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산업연관표의 고용표를 사용하여 1998년까지의 고용추세를 분석한 결과, 먼저 총취업자수는 1980~95년 동안 연평균 약 7.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1998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총취업자수가 격감(1995년 1,720만명 → 1,625만명)하였다. 제조업의 고용비중은 1980~95년 기간중 21~24%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다가 1998년 17% 수준으로 급락하였는데, 위에서 말한 1998년 총취업자수의 격감은 이러한 제조업 고용의 급락에 기인한다. 서비스부문의 고용비중은 1980년 45%에서 1995년 61%로 크게 증가한 반면, 농림어업 및 광업부문의 비중은 동 기간중 33%에서 15%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1980년 이후 농림어업 및 광업부문에서 방출된 노동력의 대부분을 서비스부문이 흡수하였음을 시사한다. 주요 제조업부문 내에서는 섬유의류산업의 고용비중이 1980년 약 34%에서 1995년 약 19%로 급감한 반면, 전기전자, 기계 및 자동차산업의 고용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한편, 서비스부문 내에서는 음식숙박업, 금융·보험·부동산업, 교육·보건·의료·연구업 및 기타서비스업의 고용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연관관계의 측면에 있어서는, 산업내 교역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대분류 및 소분류 부문 내에서 고루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산업구조 고도화 및 아웃소싱 증가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부문에 대한 서비스의 투입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부문의 파급효과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특히 사업서비스의 투입비중이 전 부문에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나. 생산성 분석

광공업통계 자료는 통계청에서 작성한 1984~2001년의 사업체 단위별 원자료이며, 한국표준산업분류 다섯 자리로 표시된 산업분류를 KDI 다부문모형의 29부문 분류체계와 연결하여 사용하였다. 사업체 규모는 종사자수에 따라 5~9명, 10~19명, 20~99명, 100~299명 및 300명 이상의 5개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단일요소 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TFP)을 모두 추정하였는데, 총요소생산성의 경우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 방식과 다변지수(multilateral index) 방식을 모두 적용하였다. 단일요소 생산성으로는 산출액 지표에 의한 노동생산성과 자본생산성을 추정하였으며, 데이터로는 실질 총산출액과 실질 부가가치를 사용하였다.

(1) 노동생산성: 노동생산성은 부문별 및 사업체 규모별로 매우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부문별로는 석유석탄제품, 일차금속제품, 전기전자 등의 생산성이 높은 편인 반면, 섬유의류, 금속제품, 정밀기계 등의 생산성이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전 기간에 걸쳐 규모가 큰 사업체일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며, 이를 시계열로 살펴보면 사업체 규모에 따른 생산성 격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동생산성의 증가율 역시 부문별 및 사업체 규모별로 많은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부문별로는 전기전자부문의 증가율이 다른 부문을 크게 압도하고 있어 제조업 평균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부문들은 제조업 평균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전기전자와 나머지 부문 사이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위로 보면, 비금속광물제품, 일차금속제품, 일반기계, 수송기계 등도 비교적 높은 생산성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섬유의류, 지제품 및 인쇄출판, 금속제품 부문의 생산성 증가율은 대단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한 점을 제외하고는, 전 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석대상 전 기간중 사업체 규모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이를 시기별로 보면, 제1기(1985~89년)에는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생산성 증가율이 높았으나, 제2기(1989~97년)에 들어서는 이러한 상황이 역전되어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졌으며, 제3기(1998~2001년)에는 이러한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는 대기업에 의하여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자본생산성: 시계열상으로 볼 때 자본생산성은 노동생산성에 비하여 비교적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문별로는 전자부품, IT기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산업간 및 사업체 규모 집단간 격차가 감소하는 추세이다. 한편, 분석결과에 의하면 사업체 규모별 자본생산성은 逆U(inverted U)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 즉, 사업체 규모가 증가할 경우 자본생산성은 완만히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중간 규모의 사업체에서 자본사용의 효율성이 극대화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업체 규모별 자본생산성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총요소생산성: 성장회계 방식을 이용할 경우 1985~2001년 기간중 제조업 전체의 연평균 TFP 증가율은 약 4.33%로 계산되었다. 시기별로는, 1990년대 후반까지 4%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였고, 외환위기 이후 11.6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부문별로는, 식음료품, 섬유의류, 지제품 및 인쇄출판, 석유석탄제품, 금속제품, 정밀기계 등이 전 기간 동안 저조한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반면, 전기전자부문은 전 기간중 제조업 총요소생산성 증가를 거의 주도할 정도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부문은 전기전자, 기계 및 수송기계(자동차 제외) 부문에 불과하다.

이들 부문은 특히 1990년대 후반에 기록적인 생산성 증가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체 규모별 총요소생산성 변동추이는 부가가치 변동추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즉, 1기에는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높았으나, 2기에는 이러한 추세가 역전되었으며, 3기에 들어서는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다변지수(multilateral index) 방식에 의한 생산성 분석결과는 성장회계 방식에 의한 것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제조업의 성장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의 많은 부분은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부문에 의하여 주도되고 있으며, 기업규모별로는 1990년대 이후 대기업의 빠른 생산성 증대에 대부분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부문일수록 대규모 사업체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대기업 주도에 의한 제조업부문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중소기업, 특히 10인 미만의 영세기업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 그리고 100인 이상 300인 이하의 중견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매우 저조한 점을 특기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생산성 증대가 수반되지 않고서는 제조업부문의 지속적인 성장 및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 무역성과 분석

본 연구는 KDI의 한국 산업 다부문(29부문) 모형에 따라 분류된 시계열자료를 이용하여 1992년부터 2000년까지의 한국의 대외 무역패턴을 시장점유율, 수출경합지수, 현시비교우위, 무역특화지수 등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세계시장에서의 우리나라의 위상과 한·중·일 3국간의 경쟁관계는 세 나라의 시장점유율과 수출경합지수를 통해 파악하였다. 각국의 비교우위는 무역패턴을 통해 나타난다는 현시비교우위이론에 의거하여 한·중·일 삼국 간 비교우위산업 및 비교열위산업을 분류하고 동태적 변화패턴을 분석하였다. 무역특화지수 역시 산업경쟁력의 동태적 변화를 파악하는 데 이용하였다. 그리고 산업간 무역패턴 분석을 보완하고자 “유사한” 재화의 교역, 즉 산업내 무역 분석을 시도하였다. 여기에는 UN 표준국제무역분류(SITC)방법에 따른 1989~2002년간 자료를 사용하였다.

2000년 한·중·일 3국의 산업별 수출품 구성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3국의 주력 산업의 경쟁과 대립구도 그리고 보완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은 IT기기, 반도체, 섬유·의류, 화학제품, 중국은 섬유·의류 및 IT기기, 일본은 자동차, 일반기계, IT기기 및 화학제품이 높은 수출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92~2000년 기간중 주력 수출품이었던 섬유·의류의 수출비중이 26%에서 12%로 급감한 반면 IT기기와 반도체의 수출비중이 각각 13%에서 20%로, 9%에서 12%로 증가하였다. 중국 역시 섬유·의류의 비중이 42%에서 28%로 급감한 반면, IT기기의 수출이 7%에서 16%로 급증하여 한국과 유사한 수출패턴 변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17.7%), 일반기계(16.4%), 전기전자부문(32.7%), 화학제품(10.9%) 등이 높은 수출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한·중·일 3국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산업별 수출점유율을 보면, 3국 모두 전기전자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이들 산업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16.7%), 정밀기계 및 반도체(각각 16%) 및 일반기계(14.4%)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기전자부문 등 기술집약 산업군에서 높은 수출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통 주력수출상품이었던 섬유·의류제품의 점유율이 7.4%에서 5.8%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기전자부문의 점유율이 증가하였고 수송기계(자동차, 선박) 및 화학제품, 그리고 석유·석탄 등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의 경우에는 섬유·의류가 전 세계시장의 19.5%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전기전자부문의 수출점유율이 한국을 추월하여 급속하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국 모두 전기전자부문에서 높은 경합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외에 정밀기계분야에서도 한국은 일본·중국과 높은 경합관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한국·일본의 경합도(0.88)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기전자부문과 더불어 일차금속, 정밀기계 및 일반기계 분야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한국과 중국의 경우 전기전자부문에서의 경쟁이 가장 심하며, 정밀기계 및 금속제품에서의 경쟁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일본의 경우에도 전기전자부문에서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며, 특히 1995년 이후 조선부문에서의 경쟁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인건비의 부담 등으로 비교적 표준화된 공정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벌크선 등의 저부가가치 선박분야에 중국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기전자부문에서 3국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다국적기업들이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하여 수출을 확대한 데 기인한다.

현시비교우위(RCA)지수를 작성해 보면 3국 모두 전기전자부문에서 비교우위를 현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IT기기, 가전기기, 석유·석탄 및 섬유·의류 등에서 비교우위를 현시하고 있는 반면 음식료품, 정밀기계, 일반기계 및 금속제품에서는 비교열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 반도체, 전자부분품, IT기기, 정밀기계, 일반기계에서 비교우위를 현시하고 있는 반면 음식료품, 석유·석탄, 섬유·의류, 가전기기 및 기타제조에서는 비교열위를 보인다. 중국은 섬유·의류, 가전기기, IT기기, 전자부품 및 기타제조에서 비교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자동차, 반도체, 일반기계, 화학, 정밀기계 등에서는 비교열위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특화지수를 통하여 각국의 산업별 경쟁력 변화를 동태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중국은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으며, 일본은 화학제품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점진적으로 상실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에는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는 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수출특화품목인 가전기기, 기타제조업 및 금속제품 등에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IT기기 및 자동차, 선박 등이 수입특화에서 수출특화로 전환되었고, 화학, 반도체, 전자부품, 일반·정밀기계, 일차금속 등에서 수입특화 정도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은 화학제품만이 수출특화품목으로서 경쟁력이 강화된 부문으로 나타났으며, 기타제조업의 수입특화정도가 완화되고 있으나, 이외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수출특화에서 수입특화로 전환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수출특화품목으로 경쟁력이 강화된 품목은 금속제품, 가전기기, 자동차, 선박 등이며, 수입특화에서 수출특화로 전환된 분야는 화학, 석유·석탄 및 전자부품 등이다. 반면 수출특화품목이면서도 지수가 하락한 부문은 섬유·의류, 반도체, IT기기, 기타제조업제품 등이고, 수입특화가 심화된 부문은 음식료품 및 일차금속제품으로 나타났다.

산업내 무역지수를 통해 파악한 산업경쟁력 패턴은 산업간 무역 분석이 파악하지 못하는 측면을 보여준다. 한국과 미국 및 일본과의 교역은 수직적 산업내 무역(VIIT)이 수평적 산업내 무역(HIIT)을 압도하는 경향을 보여 우리가 유사한 재화를 생산·수출하더라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품질과 가격이 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격차가 줄어드는 어떤 단서도 아직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중국간의 무역의 경우, 수평적 산업내 무역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제품군이 한국의 유사한 제품군에 품질과 가격 면에서 근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SEAN의 경우, 중국의 경우와는 달리, 수평적 산업내 무역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 수익성 및 재무성과 분석

수익성을 포함한 기업의 재무성과는 산업경쟁력의 중요한 결과인 동시에 결정요인이다. 그러나 기업경영활동 자료에 근거한 제조업의 경쟁력 분석은 일천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업의 주요 재무지표들을 이용하여 1990년 이후 국내 제조업의 외환위기를 전후한 산업 경쟁력의 단면을 분석하였다. 여기에서는 1990~2002년 기간 동안 한국신용정보(주)의 기업재무자료를 사용하여 산업별 및 종업원 규모계층별 재무성과 및 수익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에서는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및 안정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 재무지표들을 사용하였으며 이들 지표에 추가하여, 전통적 기업성과 측정지표인 주당이익(EPS), 자기자본 수익률(ROE), 투자 수익률(ROI) 등을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EVA(Economic Value Added)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가운데 주목할 점은 재무성과가 외환위기 이후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분석지표 및 기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재무성과에 있어서 뚜렷한 격차가 상존한다. 예를 들면, 수익성 지표의 하나인 매출액 경상이익률의 경우, 1990~97년 기간 동안 평균수치가 중소기업이 0.2%, 대기업이 2.4%였으며, 1998~2002년 기간 동안은 대기업이 0.4%인 반면 중소기업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하고 있어 외환위기 이후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규모간 격차는 총자본 경상이익률이나 기업 경상이익률 등 여타 수익성지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장성에 있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상존한다. 예를 들면, 매출액 증가율에 있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격차는 외환위기 이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행투자 판단지표인 유형자산 증가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외환위기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감소율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유형자산 및 총자산 증가율의 감소추세는 향후 국내 제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대기업과 鈒耐蓚汰� 격차가 상존하고 있다. 분석기간 동안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269%를 기록하고 있다. 기간별 부채비율을 보면 외환위기 이전(1990~96년)의 평균 부채비율이 290%였던 반면 1998~2002년은 213%로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2002년의 경우 150%로 크게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부채비율이 개선된 것은 경제전반의 구조 조정과 함께 설비투자 위축에 따른 차입수요 감소 및 금리하락에 힘입은 금융비용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VA’는 기업의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및 타인자본에 대한 이자비용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에 대한 비용까지 차감한 후의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분을 나타낸다. EVA를 통해 국내 제조업체의 실적을 살펴보면, 외환위기 때까지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다가 1998년에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39.8% 감소한 180,31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991~96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22.3%인 점을 감안하면 외환위기로 인한 국내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후 1998, 1999년 계속 감소를 보이다가, 2000년에는 상승하였으나 다시 2001년에는 큰 폭의 감소를 기록한 후 2002년에는 전년 대비 79.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동안 수출, 내수 모두 호조를 보이고 이에 따라 매출액의 증가세가 전년도(0.65%)에 비해 9.12%로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금리하락과 환율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양(+)의 EVA값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부를 창출하였다는 의미로, 규모계층별 추이를 보면 전 산업에서 10~19인 규모계층의 연간 변동률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가치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10~19인 규모계층 그리고 그 다음으로 1~9인 규모계층이 외환위기로 인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취약한 규모계층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하는 5개 제조업별로 대비될 만한 뚜렷한 재무성과 패턴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는 이들 산업 내에서도 하위 부문들이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 산업조직 등에서의 차이가 동종 산업 전체로서의 변화보다는 더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업별 차이보다는 기업 규모별 차이가 기업 재무성과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기업은 그간 차입자본에 의존한 외형성장 위주의 경영을 통하여 자산규모, 매출액 등을 확충하여 왔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점차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외환위기 이후 차입금상환 및 채무재조정 등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졌으며 경영개선과 금리하락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의 수익성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 개선은 국내외 시장에서의 자율적 경쟁의 결과라기보다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금융기관의 기업구조조정 정책의 영향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여 아직 정착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향후 구조조정의 진행, 금융·상품시장 개방의 진전에 따라 우리 경제의 수익구조는 과거의 경험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부채비중 감축, 유동성 제고, 효율적인 유형자산 투자 등을 위한 자율적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이 계속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 연구개발 및 기술경쟁력

‘기술경쟁력’이란 기술을 비교우위, 경쟁우위 또는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하나로 간주할 경우 사용되는 개념이다. 주류경제학에서의 ‘기술’은 모든 기업과 국가에서 동일하며, 요소비용의 차이에 따라 기술을 선택한다는 가정이 채택됨에 따라 그 함의가 매우 제한적이다. 반면에, 진화론적 접근법은 기술혁신의 시스템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을 단순히 외생적으로 주어진 환경 속에서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주체가 아니라, 독자적인 역량과 의사결정 규칙을 지니고 예기치 못한 환경의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주체로 파악한다.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국가혁신시스템(national innovation system; NIS) 접근법은 시스템 구성요소들간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혁신 현상에 대한 총체적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경쟁력에 관한 기존의 분석결과들은 객관적 통계작업에 기초하여 관련 지표를 작성하는 경우, 그리고 전문가들에 의한 주관적 기술수준 평가작업에 기초하여 분석하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전자의 경우 OECD의 STI Scoreboard와 같이 국가간 비교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반면, 후자는 기술예측, 기술지도, 혁신설문조사 등에서와 같이 특정 산업·제품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기업의 기술수준을 개관하기 위하여 한국 200대 기업과 세계 500대 기업의 R&D투자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외환위기 이후 위축된 국내기업의 R&D투자 총액은 2000년에 들어 외환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였으나 아직까지 세계적 기업과의 격차가 매우 큰 실정이다.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 볼 때, 산업별 한국 1위 기업의 R&D투자는 세계 500대 기업 평균의 30% 수준이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5% 수준에 불과하여, 세계기업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한 열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R&D집약도)의 경우 한국기업의 평균이 2.0%에 불과한 반면, 세계기업은 4.2% 수준으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1996~2000년 기간중 한국 200대 기업의 경우 2.2%에서 2.0%로 감소한 반면, 세계 500대 기업은 3.9%에서 4.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 500대 기업에 대한 국내기업의 R&D집약도 격차는 더욱 확대되었다. 산업별로는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산업의 비중이 높으나 한국은 훨씬 더 집중되어 있는 반면 의약, 기계 등의 비중은 매우 낮다. 더욱 중요한 것은, R&D집약도와 매출액증가율 사이의 상관관계가 세계기업의 경우 매우 높은 반면, 한국기업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기업의 기업성장에 대한 R&D투자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 대기업의 R&D투자가 현저히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민간기업의 R&D활동에 있어서 대기업의 비중은 매우 높으며, 특히 상위 대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중소기업부문의 R&D활동이 두드러지게 신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환위기 이후 2001년까지의 민간기업 R&D활동의 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대기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소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R&D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연구원수에 있어서도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2배 이상(1997년 17,703명 → 2001년 36,418명) 증가하였고, 박사급 연구원수는 3배 이상(1997년 474명 → 2001년 1,543명) 증가하였다. 이에 비하여 대기업은 연구원수가 오히려 감소하였으며 박사급 연구원수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R&D집약도 역시 중소기업은 증가(1997년 2.81% → 2001년 3.69%)한 반면, 대기업은 감소(2.05% → 1.99%)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추세가 모든 중소기업에서 발견된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나, 중소기업의 경쟁력 측면에 있어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기술기반 중소기업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등 중소기업의 질적 고도화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이상의 결과들로 미루어 볼 때, 외환위기 이후에 민간기업의 R&D활동의 저변이 확대되었으며, 연구개발 집약적 신기술기반기업이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민간기업의 R&D활동에 있어서 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 외국인직접투자 및 해외투자

외환위기 이후의 FDI 급증에 힘입어 외투기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중요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 GDP 대비 FDI의 비중은 1990년 2.3%에서 2000년에는 13.7%로 크게 높아졌는데, 2001년 현재 약 7천개에 달하는 외투기업은 국내 총생산의 14.8%, 제조업 고용의 8.3%, 그리고 국내 총수출의 9.7%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경제적 비중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GDP 대비 FDI 비중,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 유치 등에 있어서는 아직 선진국 및 동아시아 경쟁국에 크게 미흡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FDI는 2000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격차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투자의 지역적 편중도 또한 심하여 국내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러한 편중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외투기업은 직접적인 투자·고용효과 외에도 선진 기술·경영자산의 이전을 통한 생산성 향상,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촉발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국내 선도업체 및 중소업체간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중견기업이 부족한 국내 산업구조의 취약성을 보완하여 국내 생산·기술혁신체제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FDI가 국내 산업의 생산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FDI는 투자 대상기업 자신의 생산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일산업내 타 기업들의 생산성에 미치는 파급효과나 전방파급효과는 확실하지 않으며, 외투기업의 정의나 분석대상 산업의 범위, 지표의 구성이나 모형설정 등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류(downstream)산업에 있어서는 생산성에 (+)의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방파급효과의 경우 분석의 모형 설정에 따라 (-)의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효과의 방향을 떠나, 이러한 외부효과의 존재는 FDI의 공공재적 성격을 뒷받침해주는 것으로서, 정부의 투자유치 지원정책에 대한 타당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외환위기 이후에 급감하였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아시아가 주 투자대상 지역(2002년 투자의 49.2%)이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자료의 제약상 심층 분석을 시도할 수 없었으나, 이러한 추세는 국내 업체가 위기 이후의 사업·구조조정을 끝내고 본격적인 해외생산체제 구축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국내 기업 중 중국시장 진출 여력을 갖춘 기업이 극히 제한적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외국인투자는 불안정한 저성장국면에 있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유지·심화하고, 특히 생산성 향상과 국내제도의 질적 개선에 지대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는 외환위기 이후의 1단계 확장기에 이어 이제 제2단계 성숙·심화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위기 직후에는 지분매각 또는 자산·영업권 매각 등과 같은 M&A 방식의 투자가 주종을 이루었으나, 이후 합작투자, 지분참여, 업무제휴 등의 전략적 제휴에 의한 투자가 늘어나는 등, 투자의 내용이 점차 다원화·고도화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 물량의 소진으로 총 투자액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업종·전산업을 대상으로 고르게 소규모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세계 FDI시장은 1980년대 이래 제3차 침체기에 있으나, 일정 기간의 조정기를 거쳐 조만간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FDI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경우, 특히 OECD권 선도국과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산업국간의 M&A 및 전략적 제휴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견된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아직 화교계 자본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미국, 일본, EU의 투자는 이제 활성화되는 단계이다. 여러모로 볼 때 우리는 아직도 미국, 일본, EU국가의 동북아투자에 관한 고부가 활동 및 산업에 있어 중국에 대한 입지우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투자유치 전략 및 추진체계의 혁신이 이루어질 경우 최근의 투자침체, 중국으로의 FDI 집중추세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면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 산업매력도와 산업경쟁력을 고려하여 투자 우선유치 대상을 선정하고 대상별로 차별화된 유치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며, M&A 형식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현재의 투자유치 인센티브제도 및 M&A 관련 법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외국인친화적인 새로운 경제·생활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여타 지역·부문으로 확산하는 한편, 외투기업에 대한 국가R&D사업의 전면개방, 외투기업을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 지역혁신체제에 있어서 외투기업의 역할 강화 등과 같은 방안을 통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투자업체의 토착화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주요 산업별 경쟁력 분석

가. 전기전자

한국의 전자산업은 짧은 기간에 조립생산 단계를 거쳐 일부 전자제품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선도기업을 보유하는 대단히 역동적인 발전과정을 밟아왔다. 금성사가 라디오 생산을 시작한 1959년부터 DRAM 및 TFT-LCD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40여년의 기간에 「모방에서 혁신으로」의 과정을 겪으면서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산업을 기술, 시장 및 제품 등의 특성에 따라 9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장 및 산업의 특성, 성장패턴, 무역구조, 경쟁력 요소 등에 대한 종합 분석을 시도하였다.

성장과 수출을 주도해 온 전자산업은 각 부문별로 산업조직, 성장패턴, 무역구조, 경쟁력 패턴 등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선단형 산업조직을 가진 메모리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은 세계시장을 선도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제품의 기반이 되는 부품·소재 부문은 취약한 실정이며, 반도체의 경우에도 메모리의 경쟁력이 강한 반면 비메모리 분야는 대단히 취약하다. 전자부품의 경우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자부품 시장이 제품과 기술에 따라 분절되어 있는 데 기인한다. 컴퓨터·사무용기기 및 가전부문은 낮은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제품과 기술이 성숙단계에 있어 가격경쟁이 매우 치열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경우 시장진입이 다른 전자산업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및 기기 산업이 예외적으로 비교열위를 보이는 부문이며, 이동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소수의 품목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들 부문에서도 가격경쟁이 매우 격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력 패턴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자산업 하위의 부문별 시장 및 산업 특성의 차이가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은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기술적 요인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므로 진입장벽을 돌파할 수 있는 대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반면에 전자부품의 경우 제품의 수평적 차별화가 가능하고 이로 인하여 신규기업의 시장진입이 비교적 용이하며, 시장이 분절되어 있으므로 소규모기업이 틈새시장을 확보하기가 비교적 쉬운 특성이 있다. 통신장비 및 기기 부문에서는, 시스템장비의 경우 세계시장을 소수의 다국적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에 필적할 국내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반면, 통신기기의 경우에는 대기업의 선도적 역할과 함께 틈새시장에서 중견·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범용화 단계의 컴퓨터·사무용기기 및 성숙·표준화 단계의 가전에 있어서는 가격경쟁이 매우 심하여 우리나라의 비교우위는 낮은 수준이며, 중국이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일부 가전에 있어서는 국내기업이 핵심부품·기술에서의 우위를 기반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나, 디지털기술을 가전에 접목하는 데 있어서는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열위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방문을 통하여 확인한 사실은, 선도대기업이 존재하는 부문에서는 기술, 디자인 등 비가격경쟁력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견·중소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부문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자산업 전반적으로 볼 때, 컴퓨터, 가전과 같이 경쟁요소로서의 가격요인 비중이 큰 부문에서는 중국이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는 반면,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이 기술, 대규모 투자 등 비가격요인의 비중이 큰 부문에서는 중국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통신기기 부문에서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의 주요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는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의 고도성장에도 불구하고, 하위 부문간의 차이 및 하위부문 내에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차이 등 전자산업 내부의 이중구조는 향후 한국 전자산업의 발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위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고서는 산업 전체적인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향후 정부의 정책이 이러한 이중구조의 시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며, 동시에 특화된 전문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육성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나. 자동차

외환위기는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편을 촉진하여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과잉투자와 전근대적 경영구조의 문제를 단기간에 교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종업원수 300인 이상 대기업이 1.6%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이 전체의 약 98%를 차지하고 있어 규모의 영세성을 나타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의 영향으로 기술의 고급화와 숙련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합리화를 위한 인력재배치과정을 거쳤으나, 직종별 구성에 있어서는 생산직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반면 영업직의 비중은 감소하는 가운데 생산현장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세계적인 대규모 부품제조업체들의 국내진출로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가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대기업과 영세 중소기업 사이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완성차업체의 외부조달 비율은 일본과 비슷한 약 70% 수준이나, 미국이나 유럽기업의 40%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높은데, 이는 일본과 같이 국내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모기업의 계열사들이거나 하도급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다.

모듈생산방식은 완성차업체의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생산원가의 절감효과가 있으나(약 20%) 부품업체의 기술력과 혁신역량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전면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부품업체 중 단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48.1%를 차지하는 반면 모듈화 직전 단계인 유니트 부품업체가 51.9%에 이르고 있어 모듈화 초기 단계에 접어들 수 있는 조건은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성과의 경우, 수출급증과 수입감소로 인하여 무역수지흑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부품산업의 경우 1997년 이후 소폭이나마 흑자기조로 반전되었다. 수입의 대부분은 부품이 차지하는바, 최대 부품수입국인 일본의 비중은 1992년 70%에서 2000년 53%까지 하락하여 부품수입의 다변화가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반면에 NAFTA 및 EU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은 각각 18% → 26% 및 10.8% → 18.7%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완성차의 경우 NAFTA, EU 등 우리의 주요시장에서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과 높은 경합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ASEAN에서는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으나, 중국과의 경합도는 점차로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부품시장의 경우에는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나라와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경합도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완성차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외환위기 이후 가파른 상승추세로 전환한 반면, 부품산업은 여전히 199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외환위기 이후 다소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부품산업과 완성차산업간의 TFP 증가율을 추정한 결과, 1980년대 중반에는 부품산업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1990년대 중반에 역전되었으며 외환위기 이후 격차가 크게 확대되었다.

완성차산업이 상당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부품업체의 영세성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자동차산업 전반의 경쟁력 취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품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있어 모듈화가 가장 핵심요인인 반면, 한국 자동차업체의 모듈화가 주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의 임금격차(약 40%)를 이용한 부품원가절감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 제고에 있어 R&D가 가장 핵심적인 전략적 요인으로 등장하여, 1차 업체는 물론 최근에는 많은 2, 3차 업체의 초보적인 R&D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품업체의 경우, 완성차업체와 40% 이상 되는 임금격차로 인한 생산직 구인난과 함께 인력의 질 저하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품업체의 독자적인 茱解낱�, 구매 및 판매, 세계시장 추세 등에 관한 정보수집능력은 취약하고 대부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다국적기업의 진출에 힘입어 완성차를 생산하게 되었고 이를 통하여 생산경험을 축적하였으며 부품업체도 성장하였다. 중국 부품업체는 대체로 가격경쟁력은 매우 강한 반면 기술과 품질에서는 아직 뒤진다. 그러나 중국부품업체들 역시 기술개발 및 품질향상에 노력하고 있어 중국의 추격은 머지않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급 R&D 역량을 갖춘 인력양성이 시급하며, 부품업체의 경쟁력 제고에 있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이들 기업의 생산구조를 합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일반기계

일반기계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001년 현재 8.4%(13.5조원)이고, 제조업 총수출의 약 4.3%(8조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 현재 사업체수는 1만 2,700개소로, 제조업 내에서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사자수는 24만 9천명으로 9.4%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기계산업은 전형적인 중소기업 중심 산업으로 2001년 현재 종사자수 100인 미만인 소기업이 전체의 약 97.9%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100인 이상 중·대기업은 2.1%에 불과하다. 업체수를 기준으로 볼 때 100인 미만의 소기업이 산업의 거의 전체를 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체수 비중은 약 2%에 불과한 중·대기업이 생산액 기준으로는 약 4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특히 핵심부품·소재 전문 중소기업의 부족이 생산구조상 취약점이며, 국내 기계부품업체의 대다수는 매출구성이 단품위주로 영세하여 기술개발 동기가 부족하다.

일반기계산업의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우선 노동생산성을 보면, 외환위기의 영향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에 걸쳐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는 추세이고, 특히 엔진 및 터빈 제조부문의 생산성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규모가 클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성장회계 방식을 이용하여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추정한 결과, 규모에 관계없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기계산업의 경우 기업규모와 수출률은 정비례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업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이 가장 높은 수출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20인 미만 영세기업의 경우 7% 이하의 수출률을 보이고 있다. 세부산업별 수출률의 경우 2000년까지 약 20% 이내를 기록하였으나 2000년 이후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출률이 증가추세로 전환되었고, 특히 엔진 및 터빈은 50%에 가까운 수출률을 기록하였다.

수출성과 측면에 있어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적자폭은 대체로 축소되는 경향이며 적자의 대부분은 미국 및 일본과의 무역역조로 발생하고 있다. 주요 수출대상국은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의 순이며, 2001년의 경우 이들 5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전체 일반기계 수출액의 약 45%(2001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비중의 경우 1991년 2.1%에서 2001년 12.6%로 크게 증가하여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였으며, 일본, 미국, 대만 등은 소폭 감소하였다.

중국경제의 고성장으로 중국에서 기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중국·일본의 3국간에는 일본은 주요 핵심부품 개발에서, 한국은 제품개발 및 중위기술 제품의 생산에서, 그리고 중국은 생산비용 측면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범용기계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계산업의 분업체계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기존의 범용기계 생산 중심에서 기반기술에 바탕을 둔 전문·특수기계 생산체제로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일반기계산업은 생산·조립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술별 수준으로 보면 가공·조립기술 분야의 경쟁력은 강한 편이다. 반면, IT 등 신기술을 접목·응용하고 설계기술이 요구되는 전문기계 부문의 경쟁력은 약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소기업 중심인 기계산업의 산업구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사업체수 기준으로 9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다수의 매출구성이 단품위주로 영세하며 기술개발 동기가 부족하여 기계산업 발전의 기반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모자란다. 반면, 대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설비 합리화 및 산업구조 건전화 등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기계산업 전반의 발전을 주도할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산업 전체의 기업간 전문화 및 이에 기초한 유기적 연계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선진국과의 격차가 매우 큰 설계기술, 유공압기술 등에서의 기술능력 제고가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산·학 연계를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외국기업의 유치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라. 화 학

1990년대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화학산업 세계시장의 변화는 선진 화학기업들의 현지화전략, 기업간 M&A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신물질 및 신제품 개발력 강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동,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거세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은 과거의 범용제품 위주에서 고부가가치화 및 제품다양화로의 산업구조 고도화 과제에 당면하고 있다.

화학산업에는 석유화학, 정밀화학, 플라스틱·고무제품 등 다양한 산업들이 포함되고 생산체인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생산구조는 산업별 차별성이 강한 편이다. 2002년 현재 화학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사업체수 기준 10.6%, 생산액 기준 14.0%, 부가가치 기준 14.2%, 수출액 기준 13.5%로 나타나,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생산액, 수출액, 부가가치 비중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이후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생산규모에 있어서 세계적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제품의 주된 기초유분인 에틸렌 생산은 세계 4위(연산 570만톤)이며, 합성수지(범용수지)는 세계 3위(연산 902만톤), 그리고 합성섬유 폴리에스터 주원료인 TPA는 세계 1위(435만톤)의 생산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화학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다양한 관련지표를 통해 분석하였다. 먼저 생산성 관련지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화학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전 부문에 걸쳐 계속 높아지고 있으나, 소부문별로는 생산성 차이가 상존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에서는 기초유분과 합성고무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반면, 합성수지 및 합성섬유부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생산성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밀화학산업에서는 화장품, 치약, 비누, 세제부문의 생산성은 높으나, 염료, 안료, 유연제, 도료, 잉크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한편 화학산업의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은 대체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유분과 합성수지의 경우, 전 기간(1985~2001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플라스틱·고무제품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밀화학산업의 경우, 비료·농약, 화장품·치胥ㅊ奏æㅌ셉�, 도료·잉크부문에서는 TFP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의약품은 1997년까지 증가하다가 1998년 이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 화학산업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수준을 몇 가지 주요 지표를 통해서 살펴보면, 먼저 화학산업의 수출률은 대체적으로 지속적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1998년 이후 하락세로 반전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전 부문에 걸쳐 수출률이 40%를 상회하는 반면, 정밀화학은 10%대에 그치고 있는바, 전형적 내수산업임을 보여준다. 플라스틱제품은 수출률이 낮으나 고무제품은 4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현시비교우위(RCA)지수의 경우, 석유화학은 전 부문에 걸쳐 독일 다음으로 높은 비교우위 수준을 보여준다. 반면 정밀화학의 경우 대부분 RCA지수가 매우 낮으며 1997년 전후로 감소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플라스틱제품은 RCA지수가 매우 낮으나, 합성고무는 독일 및 일본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셋째, 무역특화지수 기준으로 보면, 석유화학산업은 무역특화지수가 상당히 높으며, 특히 중국 및 ASEAN 시장에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상의 경쟁력 우위현상은 저부가가치 범용제품 수출(수출의 60% 차지)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밀화학의 경우, 도료와 잉크를 제외하면 무역특화지수 기준 경쟁력이 매우 저조하며, 플라스틱·합성고무제품은 정밀화학에 비해 무역특화지수가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합성고무제품의 경우, 미국, NAFTA, EU 등의 시장에서 높은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높은 편이나, 정밀화학산업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매우 낮고 증가세가 미미하거나 하락세를 보여준다. 플라스틱제품, 합성고무제품의 경우 1998년 이후 해외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거나 정체상태에 놓여 있지만, 아직까지 절대수준은 높은 편이다.

끝으로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세계시장 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① 국내업체간 사업분야 조정을 통한 전문화 및 신증설 없는 규모의 경제 실현, ② 생산공정 효율화 및 공동구매·물류시스템 구축으로 저비용구조 실현, ③ 유망분야 기술에 대해 국내업체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제품개발기간 단축, 연구개발비 절감 및 상업화기간 단축, ④ 범용제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 제품차별화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 및 사업포트폴리오(신소재, 정밀화학, 생명공학 등) 확대 등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편 정밀화학산업의 경우에는 ① 중소기업간 활발한 M&A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존 업체간의 통합 유도, 정밀화학업체의 규모 확대 및 집약화를 도모, ② 대기업의 정밀화학 진출을 통한 종합화학기업화 유도 및 대기업·중소기업간 공조·협력체계 수립, ③ 범용제품 위주의 후진적 구조 개선을 위한 핵심기술기반의 확충, 이를 위한 기업간 협동연구체계 강화 및 산학연 협력 강화, ④ 국제적 신뢰 확보를 위해 제품의 안전성·위해성·환경적합성 심사에 관한 규정 등 관련 제도 정비 등의 전략이 시급하다.

마. 섬유·의류

섬유·의류산업은 오랜 기간 수출, 고용 등에서 우리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중국 및 개도국의 급격한 생산 확대로 국내 업체의 주력품인 범용저가제품의 경쟁력이 이미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다자간섬유협정(MFA)의 단계적 철폐, 중국의 WTO 가입 등이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다양한 경쟁력 지표에 대한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비의류 섬유제품 및 의류유통업체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으나, 섬유기계·염색가공 등은 정체상태에 있으며, 사·화섬직물·봉제의류 등은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봉제의류의 경우 그 하락추세가 역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성과를 볼 때, 섬유·의류산업 전체의 수출률은 1980년대 초반과 비교할 때 대체적으로 감소추세이며, 섬유기계가 유일하게 수출률 증가세를 보였다. 무역특화지수는 1980년대 후반 이후의 지속적인 수출둔화 및 수입급증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업종별로 볼 때 화섬직물이 아직도 수출특화 정도가 높은 반면 의류는 그 특화 정도가 크게 약화되었다. 지역적으로 아직 중국, NAFTA에 대해 수출특화 상태에 있지만 최근 그 특화정도가 거의 소멸되는 양상이다.

섬유·의류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전체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나 아직 제조업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2001년 현재 반도체의 약 1/10)이다. 최근 들어 섬유·의류산업내 상대적인 고생산성 부문(화섬사·직물, 비의류섬유제품 등)과 저생산성 부문(염색가공, 봉제)간에 일종의 생산성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타 제조업과 달리 총요소생산성(TFP)은 1985년 이래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1998년 이후에는 업종간 양분화 현상을 보여 화섬사, 천연직물, 섬유제품 등은 상승세인 반면, 섬유기계, 염색가공, 의류, 화섬직물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기업규모계층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추세를 보면, 대기업은 급락하는 반면 20인 미만 소기업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기업방문조사 결과를 볼 때, 1990년대 중반 이후 직물 및 의류유통 부문에서 독자적인 기술이나 마케팅 능력을 갖춘 혁신 지향적 기업군이 새롭게 형성된 것으로 보이나 아직 그 숫자는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여건이 가장 큰 애로요인이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인력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단순생산인력은 물론 패턴전문가 등 중급기술인력 부족이 특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섬유기계부문은 전문기술자와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교육시설이나 교육인력 모두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부족했던 디자인·패션인력은 양적으로는 크게 늘었으나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를 들어 의류업체의 경우 해외활동을 포함하여 기획-조달-디자인-판매 등 기업활동의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디자이너-관리자’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기술 및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역, 유통, 조달, 섬유공학 등을 포괄하는 산학연간의 새로운 혁신네트워킹 형성이 중요하나 현재 이러한 네트워킹 활동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섬유·의류업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미미한 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다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의욕적인 중국진출 계획을 보이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중국진출에 대하여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섬유·의류시장이 성장할 것은 분명하지만 복잡한 중국의 유통구조와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어려움이 크고 원가와 비용측면에서도 중국진출이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내 섬유·의류업계는 대부분의 구조조정, 워크아웃이 종료된 상태로 생존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기반을 모색중이다. 양적으로 팽창을 지속했던 대기업들은 섬유·의류의 핵심사업을 제외한 기타 사업영역을 정리하고 중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직물, 염색, 섬유기계 부문의 일부 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특정지역에 생산사슬상 연계관계에 있는 수많은 중소업체가 집적되어 있는 국내 섬유·의류업계의 특성도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다. 그러나 아직도 소품종 다량생산체제의 직물업체와 디자인이나 품질, 기술적 차별성이 아닌 단순한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에 남아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개도국으로부터의 거센 경쟁압력에 대응하여 국내 섬유·의류산업의 급격한 쇠퇴를 회피하려면 직물, 의류를 막론하고 다품종소량, 고부가·차별화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직물부문의 부실·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과 함께, 다품종소로트 직물생산방식으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및 경영안정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국내 직물산업의 체질 전환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애로부문인 섬유기계, 염색가공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직물부문의 이러한 구조전환을 위해서는 고가와 저가로 양분되어 있는 유통체계를 다양화시켜 중가의 보급용 패션의류에 대한 유통망을 형성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 직물업체가 다품종소로트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에 필요한 초기 시장수요를 확충하고, 이러한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한 직물업체의 학습 및 기술축적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세계 중고가 제품시장에서 나름대로의 니치마켓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섬유기계-직물-유통을 잇는 섬유산업의 가치연쇄 전반에 걸친 시스템 혁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섬유산업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세를 역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락의 속도를 얼마만큼 둔화시킬 수 있는지가 향후 국내 섬유의류산업의 과제가 될 것이다. 섬유의류산업의 일대 체질전환에 성공할 경우, 현재의 위기와 당분간의 하락세를 극복하고 10년 후 부가가치 5~6%대의 균형을 성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바. 사업서비스

사업서비스(business service)는 “가치연쇄상에서 중간투입물로 활용되어 공급자와 수요기업, 서비스간의 상호작용에서 결과되는 품질과 혁신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제조업의 생산성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서비스를 본 연구의 분석대상에 포함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① 가치연쇄상에서 서비스기능의 외부화가 실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② 사업서비스가 기업의 경쟁력 제고 및 혁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③ 만일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기여도가 작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중심적인 문제의식으로 설정하였다.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현재 3.78%로서, 영국 14.53%, 독일 12.55%, 일본 7.32%, 멕시코 5.76%와 비교하여 극히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과거 10년간 사업서비스부문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사업서비스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한 것은 서비스기능의 아웃소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온 데 기인한다. 또한, 아웃소싱 부문도 총무·홍보, 인사·교육훈련, 정보시스템, 물류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국내의 사업서비스부문은 시장의 미발달로 인해 공공부문이 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각종 인증·자격제도의 발전, 정보화의 진전, 수요의 확대 등에 힘입어 전문사업서비스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겪은 기계장비 및 용품 임대를 제외하고는 부가가치 비중, 총산출 비중, 고용 비중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취업자 1인당 산출과 부가가치(또는 GDP 비중) 모두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사업서비스산업의 중간수요율과 감응도계수가 증가하였는데(공학서비스의 경우 1980년 0.87에서 2000년 2.92로 증가, 기계장비 및 용품임대의 경우 0.97에서 2.67로 증가) 이는 사업서비스산업의 전방파급효과가 상당히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기업의 생산활동에 있어 사업서비스가 중요한 중간투입물로 활용됨에 따라, 사업서비스부문에서의 규모의 경제, 혁신,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을 낮추게 될 경우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사업서비스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는 있으나, 국내 업체의 영세성 및 경험부족으로 인하여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과 역량이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국내의 아웃소싱을 통한 사업서비스 활용의 경험은 활용 분야나 목적의 관점에서 볼 때 아직 일천한 수준이다. 또한,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과 같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에 대한 전문사업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로 국제법, FDI 유치, 상장관련 자문 등과 같은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아직은 서비스의 질이나 전문성, 다양성, 규모 등에 있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한편, 사업서비스를 아웃소싱함에 있어 적절한 사업서비스 제공업체의 선정 및 아웃소싱 관계의 지속적 관리가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업서비스업체의 신뢰성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M&A를 통한 규모의 확대, 전문성 확보, 사업서비스의 품질 개선 및 철저한 사후관리가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현재 선진국의 경험은 아웃소싱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기능의 아웃소싱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살펴보면, 첫째 아웃소싱이 목표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치연쇄 전반에 걸친 가치의 제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둘째, 기업의 핵심역량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즉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가, 사업에 있어 비핵심적인 기능이 제3자에 의해 더욱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가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외부 전문사업자의 핵심역량을 기업 내부의 핵심역량과 결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아웃소싱 관계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서비스기능에 대한 아웃소싱이 실행방안으로서가 아니라 기업의 전략으로서 접근해야 함을 의미한다.


4. 정책적 시사점 및 향후 방향

본 보고서는 산업경쟁력에 관한 방법론의 정립,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실증분석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기초연구 없이는 의미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보다 심층적인 정책연구는 이 과제의 후속작업으로 계속하여 수행할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던 주요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 생산 네트워크가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러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국내 기업은 외환위기 후에도 크게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제조업 부문간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생산성, 수익성 등에서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업 양극화의 진전으로 국내 산업기반의 와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로의 공장이전 문제 또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산업은 상위 선도기업과 하위 중소 부품기업 사이에 격차가 매우 크고 산업 연관 관계 역시 선진국에 비하여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예를 들면 제조업 공동화 문제에 대한 대응은,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주요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생산 중심의 산업활동이 보다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가치사슬에서 보다 고부가가치 영역을 차지하는 연구개발, 디자인, 브랜드 구축을 포함하는 마케팅 등의 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국내 산업의 취약 부분인 부품·소재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신산업 형성의 기반인 과학기술 및 연구개발활동의 강화를 통한 혁신 주도형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구조 고도화 및 경쟁력 제고 방향

섬유, 신발, 가전제품과 같이 기존의 성장주력 산업이었으나 임금경쟁력의 악화로 급속한 사양길에 접어든 산업이라 할지라도 기술혁신을 통하여 일부 품목과 분야에서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다. 대량생산체제를 탈피하여 고부가가치의 일부 품목에 집중하는 다품종소량생산 단계를 거쳐 기술개발, 상품기획, 시제품생산 단계에 이르는 구조개선을 추진함으로써 일정규모의 생산을 유지하거나 디자인이나 상표만으로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향유할 수 있다.

전형적인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인 기계, 화학, 자동차 및 전기전자 등과 같은 중간재와 자본재 산업은 장차 우리나라의 성장주력 산업으로 육성되어야 할 주요 대상이다. 특히 이들 산업 중에서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부문에서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첨단기술기업의 매수, 중·고위 기술의 외주화, 선도적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적절히 구사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세계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정밀화학과 기계산업은 차상위의 중·고위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우리나라는 외국 선도기업들의 중·고위 기술과 품목 개발을 위한 아시아 생산기지나 지역기술센터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입지조건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같은 전략은 첨단 신기술분야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래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는 향후 몇 년간 선행투자 성격의 R&D에 주력하여 기반조성기와 기술혁신의 성과를 확인한 단계를 거쳐 이들 품목에 대한 세계 수요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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