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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특구 : 중국과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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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박정동(朴貞東)
  • 발행일 1996/06/10
  • 시리즈 번호 9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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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로서의 경제특구에 대해 본서에서 다루고
자 했던 문제는 경제특구가 향후 어떠한 형태로 조직 운영될 것이
며, 또한 그것이 저개발 사회주의 계획경제라는 현재의 북한에 있
어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다. 이하 본서에서의 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91년 12월 북한의 정무원은 러시아공화국 연해주지방 중국
길림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함경북도의 나진·선봉지구에 '자유
경제무역지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경제특구라는 종합경제 개발지역을 설치한 배경을 살펴
보면, 개방 이전의 북한에 있어서의 저소비·고투자라는 축적메커
니즘은 기술의 낙후, 중공업 우선정책, 기업관리체제의 문제 등으로
인해 기능이 마비되게 되었다. 그리고 농촌부분에 있어서도 농민들
의 근로의욕 저하 등에 의해 생산성이 정체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농산물가격 ->저임금->저소비->고축적 이라는 축적메커
니즘은 마비상태에 돌입하고, 이러한 상황하에서 북한은 자금과 기
술의 새로운 공급원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對外
적으로는 중국의 對外개방정책의 성공과 북한에 대한 장려, 1980년
대 후반의 소련 등과의 가공수출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한국
과의 경제적 격차가 너무나도 크게 벌어져 있다는 시대적 상황 등
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경제특구 설치의 목적은 첫째, 기존의 환상철도와 도로망을 확
충시킴으로써 이곳을 중국, 러시아와 서태평양을 연결하는 중계무
역지대로 만들어 그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의 경
제특구와 같이 외국자본에 우대조건을 부여해서 의료, 식품, 가공,
기계, 전자, 서비스 등의 부문에서 외국과의 합영사업(100% 외국자
본 포함)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역을 국제
적인 관광기지로도 개발한다는 것이다.

자유경제무역지대의 제도적 특징을 살펴보면, 외국기업은 자유
경제무역지대에 합영, 합작, 100% 외자기업 중 어떠한 형태로도 설
립할 수 있고 공업, 농업, 건설, 운수, 통신, 과학기술, 관광, 유통,
금융, 서비스 등 각 분야에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인프라
정비, 경쟁력 있는 수출기업, 첨단기술기업은 특별장려분야로 지정
해 우대한다. 조세 면에 있어서도 기업소득세는 14%(일반지역의 경
우 25%)인데, 이익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2년간은 면세, 그리고
그후 2년간은 50% 감세 이다.

또한 토지 임대료, 건축비, 인건비, 전기세, 수도세, 통신비도 기
업가에 유리하도록 설정하고 토지는 최고 50년간의 토지사용권을
임차한다. 그리고 임차기간 중 토지의 전부 혹은 일부의 양도나 상
속도 가능하다. 외국투자기업이 기업운영을 위해 수입하는 설비, 자
재, 수출제품, 별도로 정한 품목 이외의 수출입 화물의 관세는 면제
한다. 그리고 기업의 합법적인 이윤과 그 외의 수입, 기업청산 후의
잔여자금은 국외송금이 가능하고, 외국인 투자가의 자본과 재산은
국유화 혹은 몰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국투자기업의 운영상의
비밀도 몰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국투자기업의 운영상의 비밀
도 유지된다. 그리고 자유무역항에 보세창고와 보세가공구를 설치
한다. 항만의 화물취급료와 철도, 도로의 통과료를 타국보다 싸게
하고 외국기업의 투자신청·허가제도에 대해서는 소규모의 경우 지
방의 해당기관에 권한을 부여한다. 그리고 외국인의 출입국에 대해
무비자제도를 실시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자유경제무역지대의
소유제와 경제관리시스템은 內地와는 다른 체계로 운영할 것을 공
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유경제무역지대 내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결정을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자유경제무역지대의 향후 변화전망을 살펴보면, 먼저 지대내의
경제체제개혁이 본격화되면 지대 내에는 부동산시장, 소비재시장,
생산재시장, 자본시장, 노동력시장의 형성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자
유경제무역지대의 개발에는 차관보다는 주로 직접투자가 이용될 것
이다. 이것은 북한의 주요한 차관공급자였던 중국이나 소련의 경제
여건과도 밀접히 관계되는 것이지만 북한으로서는 상환의 부담감이
없고, 자금뿐만 아니라 기술, 선진경영관리방법 등의 습득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직접투자 쪽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분야에 있어서도 개발초기 단계에는 제조업보다는 부
동산, 관광업, 교통, 운수, 상업 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외자유치로 인한 산업구조 개선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
다. 북한의 경우 주 투자국은 제일교포를 위시한 교민자본가들과
한국기업이 될 것이다. 이는 많은 서방자본가들이 초기에는 정치체
제의 이질성으로 인해 투자 리스크가 큰 북한 진출을 선뜻 원하지
않을 것이 때문이다. 그리고 제조업이라 하더라도 초기단계에는 주
로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노동집약적인 업종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할지라도 자본집약도
면에서는 동일업종의 북한기업보다는 자본장비율이 높을 것이다.
2010년까지 예상되는 공업부문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8억4,278
만 달러(전체는 13억 5,933만 달러)이고, 이 가운데 5억2,252만 달러
가 한국계 자본이다. 또한 계획경제 하에서의 경제특구인 관계로
초기단계에서는 임금이 외화로 직접 노동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복지비를 포함한 모든 외화는 먼저 국고로 들
어가고 그 가운데 일부가 노동자들에게 북한원으로 지불될 것이다.

개방 초기단계에는 수출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을 것이다. 하
지만 이것도 외자기업의 수출품에 대한 원재료 또는 중간재의 국내
조달률이 높아지게 되면 자연히 낮아질 것이다. 지대 내에 있어서
의 국제수지는 최소한 2010년까지는 적자가 예상된다. 따라서 북한
이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국제수지 개선효과를 높이기 위
해서는 면세로 들여온 원재료 혹은 완제품의 유통과정에 대해 상당
히 엄하게 체크해야 할 것이다.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기업구조를 전망하면, 먼저 진
출형태에 있어서는 많은 기업이 100% 단독진출을 원할 것이다. 물
론 초기에는 정치적 불안 등의 이유로 중국이나 소련 등과의 합작
형태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기업운영에 관한 사고방식의 차
이로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진출동기에 있어서 비
경제적 요인은 대부분의 해외동포들의 투자와 한국기업들이 이에
속한다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기업들도 가장 중요한 투자동기는
어디까지나 경제적 이유에서이다.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나 학력 면에서는 중국보다 고학력의 그
리고 고연령자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왜냐하면 아직은 개발초기
단계이고, 노동력의 배치도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이
다. 기술이전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고학력자의 일선배치는 매우 중
요하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모집방법에 있어서는 초기에는 간접모
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지방정부에
그 권한이 이양될 것이고 기업에 의한 직접모집과 지역 내에서의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도 증가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근무상황과 교육시스템은 초과근무, 현장교육 중심
의 형태로 펼쳐지리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진출하는 쪽과 수용하는
쪽의 기본적인 입장이 다르고, 기업은 어디까지나 이윤창출이 제1
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기술지도가 주로 외국인에
의해 이루어지겠지만 비용문제 때문에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내국
인으로 교체될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장기고용이 가능해지면 직
무교대를 실시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직무교대를 등한시할 것이
다. 이와 관련해 승진문제도 근로자들의 정착률이 높아질수록 연공
서열제 쪽을 택하게 될 것이다.

중간 관리층의 권한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체제가 다른 국가에
서의 기업경영이기 때문에 극히 중요한 회사의 결정 이외에는 대부
분 하부로 그 권한을 이양할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불량품의 발생이 가장 큰 문제거리로 대두
될 것이다.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업으로서는 임금이 약
간 비쌀지 모르지만 가능한 한 고학력자를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
고 공장환경의 청결과 사내규칙 준수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
다.

생산설비, 기술, 원재료의 조달 면에 있어서는 초기단계에는 주
로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초기에는 진출기업들이
대부분 북한내의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을 겨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부의 기초원료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북한산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
서 보게 될 때 외자유치로 인한 초기단계에서의 산업 연관 효과는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이것도 북한의 공업화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외자기업들 스스로가 북한 내에서의 부품생산
에 박차를 가할 경우 상당부분 해결되리라 여겨진다.

경영실적 면에 있어서는 먼저 임금은 북한이 중국보다 상대적
으로 높다. 북한의 외자기업의 평균임금수준은 월 80달러 수준으로
잡고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저임금 노동력만 선호하는 기업은 북
한진출이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겠다. 하지만 임금수준은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

복지시설이나 공장, 그리고 생활환경에 있어서는 지역이나 기
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북한내의 여타 공
장들과 비슷한 수준 혹은 약간의 개선 정도를 유지할 것이다.

노동생산성 면에 있어서는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에서
유발되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긴 하지만 중국보다는 상대
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의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는 고용
창출·외화획득 효과는 성취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원래 목적했던
외자유치에 의한 기술·선진관리방법의 이전은 현실적으로 그 실현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 하지만 중국의 경험을 충분히 되살리고
부분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대폭적인 수정 보완을 한다면 그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즉 호적문제, 행정권력 남용, 사회간접자본 확충,
우수한 인재들의 대규모 이주,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개발 등
과 같은 투자환경과 관련된 제방문제에 대해 충분한 보완책이 이루
어진다면 외국인 기업들의 진출이 더욱 본격화되면서 시간의 경과
와 더불어 점차 기술이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북 투자, 특히 나진·선봉지구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본격화되면 이 지역은 중국의 경제특구와 같이 남북한
간의 경제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
고, 결국은 북한내의 여러 지역과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활성화시키
는 촉매제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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