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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신뢰 개념에 관한 비교 연구: 빅데이터를 이용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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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김재훈(金載勳) , 오형나(吳炯娜) , 홍수린, 안주영, 송민
  • 발행일 2016/12/31
  • 시리즈 번호 2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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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016년 가을, 대한민국의 국민은 대통령을 필두로 비선실세와 정부(특히 청와대)가 지난 4년 가까이 정부정책과 민주적 헌정질서를 어떻게 유린하였는지를 목도하고 있다. 백일하에 드러난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사실상 지지 없음’과 같은 5%대로 급강하시키고 있다. 대통령의 범죄혐의와 탄핵의 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이렇게 낮은 국정지지율 혹은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 이상의 국정수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정부의 국정수행에 긴요한 자원이 된다. 왜 그럴까? 정부의 형태와 상관없이 민주주의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 특정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정당이나 정당의 연합체에 그 주권의 일부분인 국정운영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하여 자신의 선호에 가장 가까운 집단을 선택하여 국가의 모든 중요한 정책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제시될 수 있으나 국정의 전문성 혹은 국민의 정보 부족에서 그 주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의 전통적인 주인-대리인 문제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권을 가진 국민은 복수의 경쟁적인 대리인 중 선거를 통하여 자신(중위투표자)의 선호에 가장 가까운 대리인(대통령과 여당 등의 정부여당)을 선택하여 국정운영을 맡기고 선택받지 못한 잠재적 대리인들로 하여금 견제하도록 한다. 우리는 잠재적 대리인을 야당이라 하고, 야당은 국민에게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의 문제점과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반대로 정부여당은 자신의 국정운영이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서로 대립되는 정보 중 정부여당의 정보를 설득력 있는 것으로 믿는 국민의 비율이 결국 국정지지율이 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정부여당이 수행할 수 있는 정책의 한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야당의 경우 정부여당과는 대립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야당이 국민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정보가치를 가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야당의 정보를 취합하여 객관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경쟁적인 언론의 존재와 그 이면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지 여부가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와 같이 정부에 대한 신뢰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정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임에 분명하나, 개념의 모호성 혹은 불확정성으로 인해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왔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정부신뢰 개념의 모호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한국과 비교대상국(미국)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부신뢰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비교를 통하여 정부신뢰의 결정요인을 분석함으로써 정부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기초를 찾고자 한다. 정부신뢰 개념의 정립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폐쇄적인 질문에 기초한 설문조사 방법에 비해 정부신뢰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정부신뢰에 대한 빅데이터는 일정 기간 한국과 미국의 온라인 뉴스와 트위터에서 ‘정부’, ‘정권’을 검색어로 수집하였다. 온라인 뉴스는 1995~2015년까지 20년간의 자료를 대상으로, 트위터는 2009~15년의 6년간의 자료를 대상으로 하였다. 온라인 뉴스기사의 경우 한국 자료가 약 67만개, 미국 자료가 약 53만개, 트위터의 경우 한국 자료가 839만개, 미국 자료가 5,768만개 수집되었다. 수집된 자료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한 후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어근 등만을 정제하였다. 정제된 자료를 다시 정부신뢰 영향요인 모델인 Mayer et al.(1995)의 세 가지 차원(능력, 호의, 성실 및 공정)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정리하였다.

먼저, 한국 온라인 뉴스에서는 정부와 관련된 단어 중 학교와 관련된 단어들이 별개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사회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미국, 중국, 일본, 대북과 같은 단어들이 가장 큰 커뮤니티를 구성하는데, 이는 정부와 관련하여 수출 위주 경제와 북한과 관련한 안보 및 외교 문제가 주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트위터의 경우, 가장 큰 커뮤니티에 나타난 단어들이 ‘문재인, 박근혜, 이명박, 부정선거’ 등인데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논의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세월호와 관련된 단어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무능, 답답, 분노’와 같은 감정적인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어, 세월호 사건에서 보인 정부의 무능함에 답답함과 분노를 많이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온라인 뉴스기사의 가장 큰 커뮤니티에서는 ‘tax, benefit, aid’ 등이 나타나는데 정부의 조세와 조세혜택에 높은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health, care’가 높은 빈도로 출현하는데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 체계에서 정부의 의료보장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트위터의 경우 가장 큰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한 주제들과 함께 감정을 드러내는 단어들이 발견된다.
다음에서는 정부신뢰 관련 단어로 의미가 유사한 단어 목록을 살펴본다. 먼저 신뢰 영향요인 중 능력(ability)과 관련된 단어 목록을 보면, 실망하다(disappoint)와 관련하여 한국 온라인 뉴스에서는 ‘분노’와 ‘화’가 유사도 상위권에 나타나지만, 트위터에서는 ‘아쉽다’, ‘기대하다’ 등이 상위권에 나타났다. 미국 온라인 뉴스에서는 ‘좌절’, ‘불만’, ‘낙담’과 같은 단어들이, 트위터에서는 ‘끔찍함’, ‘혐오스러움’, ‘부끄러움’과 같은 단어들이 유사도 상위권을 기록하였다. 무능함(incompetent)과 관련하여, 한국 온라인 뉴스에서는 ‘독선, 부도덕’이, 트위터에서는 ‘멍청함’이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뉴스와 트위터 공히 ‘거만함’, ‘부정부패’가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이 실망, 무능과 관련된 단어들은 미국과 한국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믿음직함(reliable)과 관련된 단어 목록을 보면, 한국 트위터에서는 ‘신뢰함, 신뢰, 믿다’와 유사성이 높지만, 뉴스에서는 ‘존경, 고귀, 수호자’와 같은 단어와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한편, 미국의 경우 뉴스에서는 ‘세련, 정확’과 같은 단어가, 트위터에서는 ‘접근성, 안정, 안전’과 의미적으로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한국 뉴스의 경우 믿음직함은 그 대상이 존경스럽고 고귀한 수호자로 그려지는 반면, 미국 뉴스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세련되고 정확함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호의(benevolence)와 관련된 단어 분석 결과를 보면, 도움(help)의 경우 한국 온라인 뉴스에서는 ‘활력소, 원동력, 영향’이, 트위터에서는 ‘지원, 협조, 협력’이 높은 유사성을 나타냈다. 미국 뉴스에서는 ‘보상, 유인’이, 트위터에서는 ‘창업가, 투자’가 유사도가 높았다. 한국의 경우 도움, 지원은 민간의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재정지원에 가까운 의미이고, 미국의 경우 민간의 노력을 유도하는 재정지원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득권(vested)의 경우, 한국 뉴스에서는 ‘공천권, 정치권력’이, 트위터에서는 ‘수구, 보수’가 유사성이 높았다. 미국 뉴스에서는 ‘농장주, 목장주’와 같은 단어의 유사성이 상위권에 등장하였다. 또한 공화당 소속의 정치인들 이름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반면, 트위터에서는 ‘부정부패, 이기주의’ 관련 단어와 금전 관련 단어들이 높은 유사성을 나타냈다. 이러한 차이의 이유는 한국에서는 공천이 하향식으로 이루어져 기득권으로 인식되는 반면, 미국에서는 농장이나 목장에 대한 정부보조금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기득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성실 및 공정(integrity)과 관련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투명성(transparent)과 관련하여 한국 뉴스에서는 ‘철저, 엄격’ 등의 단어들이, 트위터에서는 ‘깨끗함, 올바름, 청렴함’과 같은 단어들이 유사성 면에서 상위권을 기록하였다. 반면, 미국의 뉴스와 트위터에서는 공히 ‘효율성, 효과성, 능력’과 관련한 단어들이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이는 한국에서는 투명성이 부패의 반대로 인식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투명한 경쟁을 통한 효율성, 능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작(manipulate)과 관련해서는, 한국 뉴스와 트위터 모두 ‘여론조작, 은폐’가 유사성에서 가장 상위권을 차지하였고, 미국에서도 모두 ‘왜곡하다’가 가장 높은 유사도를 보였다.

이상에서 간략히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과 미국의 소셜미디어에 반영된 정부신뢰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볼 때, 몇 가지 제도적 혹은 역사적 경험의 차이에 따른 인식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사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보다 엄밀한 분석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정부신뢰 개념의 보편성은 어느 정도 확인된다. 다만, 정부신뢰 개념에 내포된 구체적인 내용의 구성은 국가마다 다를 수 있음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정부신뢰의 결정요인을 살펴보면, 정부신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이 현재로서는 없다. 이런 이유로 연구주제와 자료의 이용 가능성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신뢰는 시민이 형성하는 것인 만큼 개인의 특성, 경험, 유인체계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가 속한 사회, 정치체계, 평가대상인 정부, 정치인의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신뢰의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신뢰는 1인당 GDP가 높아짐에 따라 하락하지만, 1인당 GDP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1인당 GDP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신뢰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경제성장률은 정부신뢰와 양의 관계를 가진다. 반면, 교육수준의 상승에 따라 정부신뢰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수준의 상승으로 정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재난이나 인명피해를 동반한 사고의 발생은 정부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정부에 대한 비난보다는 정부 존재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정부 청렴도가 상승하면 정부신뢰는 높아지고, 언론자유가 높아지면 정부신뢰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의 정부신뢰는 다양한 조사에서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한국의 1인당 GDP 수준은 앞서 언급한 정부신뢰와의 U자 관계에서 변곡점 부근에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한국의 교육수준은 1인당 GDP 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리고 한국의 반부패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언론자유는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고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언론자유와 정부신뢰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되었지만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국가들로만 한정할 경우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언론자유가 공공부문의 부패를 드러냄으로써 처음에는 정부신뢰가 감소하지만 이후 언론감시에 따른 부패가 감소함으로써 정부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국과 미국의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자료로 돌아가서 온라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정부신뢰와 관련하여 한국과 미국에서 공히 정부의 능력, 정부의 좋은 의도, 정부의 청렴 및 공정 순으로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어의 감성으로 구분하면 양국 모두 중립어가 가장 많이 언급되고 다음으로 긍정어, 마지막으로 부정어가 언급되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에 비해 긍정어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한국의 정부신뢰 수준이 미국에 비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는 한국의 낮은 언론자유 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스기사의 노출빈도를 고려하면 미국의 경우는 순서가 그대로이고 한국의 경우 위의 순서가 변화하는데, 청렴 및 공정, 정부의 능력, 호의 순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 언론에 비춰진 정부의 모습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도덕성, 청렴, 반부패, 공정이라는 의미이다.

이제까지 정부신뢰의 횡단면 국제비교를 통하여 정부신뢰의 결정요인을 살펴보았는데,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 정치적 스캔들, 인명피해를 동반한 사건이나 자연재해의 발생이 정부신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정권 말기에 정부신뢰가 하락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신뢰는 올라가는 허니문 현상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호의나 청렴 관련 단어의 빈도가 감소하고, 능력 관련 단어의 빈도가 높아졌다. 메르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에도 이와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정부신뢰가 떨어지면 청렴 및 공정 관련 단어와 호의 관련 단어가 뉴스에서 언급되는 빈도가 높아지지만, 미국에서는 반대로 정부의 능력 관련 단어의 언급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에서는 정부신뢰 추락의 문제를 정부부패의 문제로 인식하지만, 미국에서는 정부능력 부재의 문제로 인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언론에서 정부부패에 대한 기사가 많아지면 이는 정부신뢰 하락의 전조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제언을 제시한다. 한국은 1인당 GDP 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정부신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민의 높은 교육수준, 정부의 낮은 반부패 수준, 낮은 언론자유 수준에 있다고 사료된다. 이 중 부패와 언론자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정부신뢰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원칙은 모든 공공조직의 개방성 강화, 투명성 강화, 민주적 통제 강화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의 구체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향은 공직선거의 상향식 공천제 도입, 공직임용제도의 개방화 개혁, 사법조직의 개방화와 독립성 개혁,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 관치금융의 해소, 언론에 대한 통제 차단, 공기업 경쟁체제의 도입과 민영화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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