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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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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김희삼(金熙三)
  • 발행일 2011/12/30
  • 시리즈 번호 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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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영어구사능력을 얻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투자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자원배분의 관점에서 평가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영어를 위한 투자를 경제적 자원배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형평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계층 간, 지역 간에 발견되는 영어 격차 실태이다. 먼저 영어교육 투자 면에서의 격차는, 부모의 학력과 소득에 따라 학령기 영어 사교육비의 규모가 체계적인 차이를 보이며, 소득수준이 비슷하더라도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지역 간 차이 때문에 영어 노출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러한 투자의 격차는 영어능력의 격차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영어성적이나 토익점수에서도 계층 간, 지역 간 차이가 발견되었다.
영어 격차 문제를 다른 과목의 성적에서도 존재하는 계층 간, 지역 간 격차 문제와 구별하여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외국어로서의 영어 습득에 대한 환경적 요인의 결정력이 다른 과목보다 지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능력이 입시나 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관문마다 중심적인 선별기준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영어 격차 문제는 기회 균등의 관점에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정책과제가 된다.
한편, 본 연구는 영어와 관련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사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하였다. 첫째, 사적 측면에서는 영어에 대한 투자가 개인의 노동시장 성과를 통해 얼마나 큰 보상을 가져오는가의 문제를 다루었다. 둘째, 사회적 측면에서는 영어능력을 노동시장에서 선별⋅신호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자원배분의 관점에서 바람직한가(또는 영어능력이 노동시장의 필요에 맞게 배분되고 있는가)의 문제를 주로 고찰하였다.
먼저 대졸 취업자 표본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영어 스펙과 노동시장 성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영어 스펙 중 해외어학연수 경험은 입사 지원자의 서류심사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며, 면접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취업의 질을 반영하는 정규직 여부나 직장의 규모에는 투입변수인 어학연수보다는 능력변수 내지 결과변수인 토익점수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익점수는 연봉 상승효과도 뚜렷하여 상관관계의 크기가 졸업학점 이상이었다. 하지만 일단 입사한 근로자의 직장 만족도나 전공 일치도에는 영어 스펙보다 전공 소양을 반영하고 있는 졸업학점이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더욱이 영어능력을 갖춘 사람이 높은 임금을 받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영어능력의 임금 프리미엄은 직장에서 영어능력을 요구하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이 없었다. 즉, 영어능력을 갖추었다는 사람은 직장 업무가 영어를 필요로 하는지, 입사 또는 승진 기준으로 영어를 중시하는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영어능력을 작문보다는 회화나 독해 영역에서 평가했을 때 두드러졌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영어능력의 임금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면, 그것이 반드시 영어능력 그 자체의 업무 생산성 향상효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영어능력을 갖춘 사람의 관찰되지 않은 다른 특성이 가져오는 덤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영어능력은 노동시장에서 구직자가 자신의 특성을 알리는 신호이고, 기업 입장으로서는 선별 도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추론은 현재 전국의 대학생들이 토익점수 등 영어 스펙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많은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은 영어의 필요성과 관계없이 영어 스펙을 채용기준으로 요구하고 있는 현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이 실무에 투입되기까지 재교육에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대학생들은 기업이 채용기준으로 무엇을 중시하는지 잘 알지 못하고, 너나없이 영어 스펙을 준비하기 위해 다른 공부나 활동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의 영어 요구도와 취업자의 영어능력을 비교한 결과, 영어능력의 직종별 미스매치도 발견되었다. 경영⋅사무 직종에서는 입사과정에서 요구되는 영어 스펙 때문에 영어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취업자의 영어능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실제 업무에서 활용되는 빈도는 그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공⋅의약 계열 직종에서는 영어에 대한 투자나 영어능력이 업무상 필요한 정도에 비해 훨씬 더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기업의 채용관행과 함께 학교의 영어교육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고답적인 문⋅이과 구분에 의해 영어를 주로 문과계열 학생의 능력을 선별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대학의 영어강의는 전공 및 과목의 특성과 학생의 진로계획을 고려하여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업무상의 영어 필요성이 극히 낮음에도 본인의 영어능력에 대해 상당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말하기와 쓰기가 빠진 불완전한 영어 공교육을 받아 온 세대가 영어구사력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느끼는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다. 분명 우리나라의 학교 영어교육은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영어 의사소통능력의 배양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그런데 개개인이 영어 의사소통능력 향상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다르게 느끼고 있으며, 실제 각자의 삶에서 요구되는 영어의 수준과 내용도 다르다. 우리나라의 영어학습환경이 영어를 외국어로 받아들이는 환경으로 지속된다면 정부의 영어교육정책이나 학교의 영어교육은 개개인이 자기의 필요에 맞는 영어능력을 평생에 걸쳐 스스로 배양할 수 있는 토대를 다져주고 성취동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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