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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의 공시위반 현황과 관련 제재의 개선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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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임경묵(林敬默)
  • 발행일 2010/08/24
  • 시리즈 번호 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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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주식시장과 관련된 법·제도 등 공적 규제가 적절하게 갖춰져야 한다. 특히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보장하여 자원이 효율적으로 투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시(disclosure) 관련 규제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시의무가 적절하게 이행되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이에 대한 제재와 더불어 사적 및 공적 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추어져야 기업들의 적절한 공시를 유도할 수 있으며, 투자자의 권리도 보호될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의 부적절한 공시로 인해 투자자들이 자주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으며, 이러한 피해를 다룬 신문기사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의가 지속됨에 따라 공시 관련 규제는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시 관련 규제 강화가 일회성 사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기업들의 공시위반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제재 및 구제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공시위반행위와 이에 대한 규제의 적절성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그간 우리나라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논문은 드문 상황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불성실공시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기업들의 공시행태 개선과 투자자 보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불성실공시법인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의 숫자뿐 아니라 지정횟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후 다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것이 이후 지정법인이 성실한 공시행태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한번 지정된 후 다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비중이 40%를 약간 하회하는 수준이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8회 지정된 사례마저 존재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대한 분석 결과, 매출액영업이익률, 부채비율, 최대주주 지분율, 최대주주 교체 여부, 상장 후 지난 햇수 등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을수록,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최대주주가 교체되었을 경우, 상장 후 지난 햇수가 길수록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은 변수들을 활용한 감독체계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석 결과들은 새로운 규제체계가 불성실공시법인의 특징을 감안하여 설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본고에서 살펴본 불성실공시법인의 다양한 특징 중에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은 거래정지 등 현재의 제재로 인해 오히려 공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소액주주들에게 더 큰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즉, 거래정지나 과징금의 부과 등 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제재방식은 현재의 주주 구성을 감안할 때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불성실공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액주주들의 피해에 가중해서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따라서 불성실공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도 이외에 직접적으로 경영진 또는 공시책임자의 책임을 보다 직접적·적극적으로 추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공시위반의 경중에 따라 해당 위반자에 대하여 임원·공시책임자로서의 자격 제한을 부과하는 제재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내부 통제시스템을 보다 강화하여 공시의 질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불성실공시로 인한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이론적으로 볼 때 증권집단소송(class action)이다. 그러나 2005년에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증권집단소송이 실제로 제기된 사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증권집단소송이 도입될 당시 이 제도가 남용되어 기업에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있는 증권집단소송은 제 역할을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제약이 가해져 있다. 적절한 증권집단소송의 빈도를 사전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도입 이후 1건이라는 숫자는 현재 제도가 최적 수준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도가 다소라도 완화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굳이 남소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집단소송제도의 제약을 완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현재 우리나라 주주의 평균 주식 보유 금액을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 불성실공시 지정기업의 소액주주들은 평균적으로 약 970만원(중간값은 720만원 정도) 정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불성실공시 지정 2회 이상 기업의 경우에는 약 750만원(중간값은 650만원) 정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불성실공시(또는 허위공시)로 인해 50%의 손실을 보더라도 1인당 피해액은 평균적으로 300만∼500만원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이 피해 보상을 위해 개별적인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각종 시간적·금전적 비용을 감안할 때 현실적이지 않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따라서 향후 증권집단소송제의 각종 제약에 대하여 정책당국이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소송요건과 관련하여 그간 문제점으로 제기되어 온 사항들은, 첫째 소의 당사자가 되는 구성원 50인과 유가증권총수의 1만분의 1 규정, 둘째 소를 담당하는 변호사의 자격요건 제한, 셋째 높은 인지대 등의 비용 문제 등이다. 소의 당사자가 되는 구성원 및 지분에 대한 요건의 경우 평균적인 주주 숫자가 수천명에 달하고 1인당 평균 지분율이 0.02%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제약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와 셋째 요건의 경우에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완화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간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문제점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의 제161조에 기술된 주요사항보고서와 관련된 위법행위를 소송 가능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고에서 다루어진 사례 중 불성실공시법인 지정횟수가 높은 상위 30개사의 불성실공시 지정내역을 살펴본 결과, 조사가 가능하였던 148건 모두 수시공시 위반으로 인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실공시가 정기공시보다 수시공시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개정 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제161조에 대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상장폐지요건의 강화를 통해 불성실공시법인을 포함한 ‘부실’ 기업의 퇴출을 통해 자본시장의 건전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장폐지되는 종목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폐지는 주주의 시장 거래권을 박탈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주주의 재산권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시 관련 규제 및 구제 방식의 개선을 통해 공시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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